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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중국 베이징 3공장 정문 전경. /베이징=연합뉴스 |
"중국 진출 10년 만에 생산능력 100만대, 생산차종 12개로 늘린 것은 세계 어느 자동차 메이커도 세우지 못한 신기록입니다."
현대자동차 중국 법인인 베이징 현대가 '새로운 10년, 제2의 도약'을 위해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를 비롯한 국내 노동담당 기자들이 지난 14일 찾은 베이징 외곽의 베이징 현대 3공장은 사막 한가운데 자리한 거대한 신도시 같았다.
공장 정문에서부터 끝없이 펼쳐진 145만㎡ 규모 부지에 회색 공장 건물들이 늘어선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정문을 지나자 입구에 태극기, 오성기, 현대차 회사기가 펄럭이는 녹색 본관건물이 보였다. 주변에는 차체, 의장, 도장공장 등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었다.
공장 밖은 인기척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조용했다.
그러나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용접 불티를 튀기는 국내산 로봇들이 쉴새 없이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등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공장의 활기를 느낄 수 있었다.
100∼200m의 긴 생산라인에는 20대의 중국인 근로자들이 2∼4명씩 조를 맞춰 차체를 조립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생산라인 컨베이어 속도가 매우 빨리 움직여 옆 동료와 이야기를 주고받을 시간도 없어 보였다. 컨베이어 속도가 느린 국내공장과는 대조적이었다.
함께 공장을 둘러보던 김태윤 베이징 현대 생산본부장(부사장)은 "중국 근로자들은 정말 열심히 일 한다"고 말했다.
잠시 생산라인에 들어가 일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 하자 "일하는 데 방해가 된다"며 조·반장 근로자들이 제지하기도 했다.
생산라인에서 쉬고 잡담하거나 담배를 피우는 근로자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2002년 1공장부터 설립된 현대차 중국 공장은 현재 3공장까지 늘어나 전체 근로자는 8천454명에 달한다.
1공장(엑센트MC, 엑센트RB, 아반떼XD, EF쏘나타, 투싼), 2공장(아반떼HD, i30, YF쏘나타, 투싼), 3공장(아반떼XD, 아반떼MD, 싼타페, 미스트라)별로 4∼5개 차종을 생산한다.
각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30만대 수준이다. 총 생산 100만대 규모다. 3공장은 내년 1월까지 15만대 더 생산할 수 있도록 증설해 모두 45만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외형이 점점 커지는 중국 공장은 생산성도 국내 공장보다 훨씬 높다.
시간당 생산속도(UPH)는 2공장만 68UPH, 나머지 공장은 66UPH로 빠르다. 차량 한 대를 생산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8.8시간, 국내는 30.5시간이다.
전 세계 유수 자동차 메이커와 중국 내 자국 메이커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현대차 중국 공장은 올해(1월∼9월) 독일 폴스바겐, 미국 GM 등에 이어 판매량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27.6%나 늘어났다.
세계 최대의 중국 자동차 시장은 잠깐 한눈을 팔아도 어느새 경쟁사가 앞질러 갈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곳인데도 불구하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끌어냈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이런 중국 공장의 고속성장 배경에는 생산과 노동의 유연성이 큰 밑바탕이 됐다. 시간당 생산속도뿐만 아니라 인력 운영의 효율성이 높다는 의미다.
국내 공장의 경우 차종별 판매량이 변해 인력을 재배치하려면 노조와 합의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노사갈등이 자주 발생한다.
그러나 중국 공장은 언제나 탄력적으로 인력 재배치가 가능해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김 본부장은 "노조에 해당하는 공회가 적극 협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다 한 생산라인에서 여러 차종을 만드는 다차종 생산시스템, 근로자들의 높은 근로의식, 생산라인별 차별적 UPH 운용, 탄력적 근로시간 운영 등을 통해 불필요한 시간과 인력 낭비를 최소화하는 것이 경쟁력의 밑바탕이다.
공장의 생산성 못지않게 판매망을 꾸준히 늘려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국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딜러망을 확충한 것은 또다른 성장 잠재력이다.
조근희 베이징 현대 홍보과장은 "지난해 802개에서 올해는 860개로 딜러가 늘어났고, 판매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품질은 기본이다. 베이징 현대는 시장조사 업체인 중국 제이디 파워(J.D Power)가 올해 10월 31일 발표한 2013년 신차 품질조사(IQS)에서 81점을 얻어 중국내 생산 브랜드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쏘나타가 중형차 부문, 베르나가 소형차 부문에서 각각 1위에 올라 '세그먼트 위너(Segment Winner)'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베이징 현대는 또 오는 19일 중국 현지인을 위한 전략 차종 모델인 미스트라(중국명 밍투·名圖)를 처음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4월 개막한 '2013 상하이 모터쇼(Auto Shanghai 2013)'에 처음 공개한 뒤 7개월 만의 출시다.
쏘나타 성공에 이어 또 한번의 판매 돌풍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17일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중국 공장의 미래 10년을 위한 중장기 브랜드 전략을 수립해 품질 최우선, 최적 부품 공급체계 확보, 생산능력 확충, 고객 및 직원 만족도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