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리 라슨이 오스카상을 품에 안았다.
디카프리오는 20여년간 이어졌던 '오스카 불운'을 끝내고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진행된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디카프리오는 경쟁자였던 '대니쉬 걸'의 에디 레드메인, '스티브 잡스'의 마이클 패스벤더 등을 물리치고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에서 복수를 위해 혹독한 대자연의 추위와 위험을 극복하며 돌아오는 모험가 '휴 글래스'를 연기한 디카프리오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일찌감치 수상이 유력시 됐다.
이미 시카고 비평가협회상,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미국배우조합상, 영국 아카데미 등을 휩쓸었지만, 디카프리오는 아카데미와의 질긴 악연을 떠올리며 긴장한 모습으로 수상자 호명을 기다렸다.
디카프리오는 1993년 '길버트 그레이프'로 조연상 후보에 올랐다가 쓴 맛을 봤다. 이후 '에비에이터'(2004), '블러드 다이아몬드'(2006),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2013)로 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나 4번 모두 수상에 실패하면서 '오스카 징크스'란 꼬리표가 붙었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갖은 위험과 난관을 극복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내면서 4전 5기만에 '오스카 징크스'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디카프리오는 시상식에서 "레버넌트는 훌륭한 출연진과 제작진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소개한 후 "영화 제작은 자연과 호흡하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는 세계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북극에서 얼음이 녹고 있다. 인류 모두가 직면한 위협이기에 인류가 함께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환경과 관련된 발언을 해 눈길을 모았다.
디카프리오와 달리 브리 라슨은 첫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자리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아 묘한 대조를 이뤘다.
영화 '룸'에서 17살 때 납치돼 가로세로 3.5m 남짓의 작은 방에서 아들을 낳고 키우다 탈출한 '조이'를 연기한 라슨은 영화 '캐롤'의 케이트 블란쳇, '조이'의 제니퍼 로렌스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오스카상을 거머쥐었다.
27살의 라슨은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7년간 좁은 방에서 살았던 느낌을 주기 위해 한달간 스스로 감금생활을 하고, 정신의학 박사에게 조언을 구하기까지 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라슨 역시 연초부터 시카고 비평가협회상,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미국배우조합상, 영국 아카데미 등을 휩쓸면서 강력한 오스카상 후보에 올라 있었다.
한편 이번 아카데시 시상식에서는 조지 밀러 감독의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6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 눈길을 모았다.
매드맥스는 이번 아카데미에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의상상, 분장상, 미술상, 편집상, 음향편집상, 음향효과상 등 6개 부문을 싹쓸이했다.
관심을 모았던 작품상은 보스턴 글로브의 탐사보도팀이 가톨릭 사제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취재·보도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스포트라이트'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제88회 美아카데미상 수상자·수상작 명단>
▲ 작품상 = '스포트라이트'
▲ 감독상 =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 남우주연상 =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 여우주연상 = 브리 라슨('룸')
▲ 각본상 = '스포트라이트'
▲ 각색상 = '빅쇼트'
▲ 남우조연상 = 마크 라일런스('스파이 브릿지')
▲ 여우조연상 = 알리시아 비칸데르('대니쉬 걸')
▲ 편집상 =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 촬영상 =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 미술상 =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 의상상 =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 분장상 =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 시각효과상 = '엑스 마키나'
▲ 음악상 = '헤이트풀 8'
▲ 주제가상 = '라이팅스 온 더 월'('007 스펙터')
▲ 음향편집상 =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 음향효과상 =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 외국어영화상 = '사울의 아들'
▲ 장편 애니메이션상 = '인사이드 아웃'
▲ 단편 애니메이션상 = '베어 스토리'
▲ 단편 영화상 = '말더듬이'
▲ 장편 다큐멘터리상 = '에이미'
▲ 단편 다큐멘터리상 = '강가의 소녀: 용서의 가치'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