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제작한 블로그 서비스인 '텀블러(tumblr)'가 청소년 사이에서 불법 포르노 채널로 입소문을 타면서 학생들의 음란 동영상 공급처가 되고 있다.
음란물 유포는 엄연히 불법이지만 해외 업체에서 운영한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경찰청 등 관계 기관은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24일 스마트폰으로 텀블러(tumblr)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봤다. 이름과 이메일만 적으니 바로 가입이 됐다. 이어 검색창에 '인천'이라고 검색하니 불법 음란 동영상이 쏟아져 나왔다. 성기가 노출되거나 미성년자로 보이는 청소년들의 성행위 등 모두 불법 음란물로 분류되는 영상들이다.
1:1 조건 만남, 파트너 구함 등 노골적으로 성매매를 유도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성인 인증을 하는 절차는 없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해 SNS에 올라온 각종 음란정보를 적발해 시정 요구를 한 사례는 모두 1만4천436건으로, 이는 2013년 4천448건에서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텀블러(tumblr)의 경우 SNS로 분류되지 않지만, 음란물 신고가 많아 따로 분류하고 있는데 지난 한해만 9천522건이나 적발됐다.
텀블러를 이용하고 있는 김모(18)군은 "친구들 사이에서도 텀블러가 음란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져 나도 이 블로그를 시작했다"며 "특정 키워드만 검색하면 별다른 절차 없이 어떤 음란물도 다 볼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셀프 음란물 제작이나 업로드도 쉽다 보니 청소년들의 사이버 음란물 유포행위도 속속 적발되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지난해 사이버 음란물 유포로 369건을 적발했는데 20~30대가 227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10대도 23명이나 됐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사이버범죄연구회장)는 "해외에 계정이 있는 이런 온라인 서비스들은 사실상 경찰 등 관계 당국의 관리·감독 밖에 있다"며 "새로운 형태의 SNS 애플리케이션이 나오더라도 방통심의위와 경찰청이 함께 매뉴얼을 만들어 업체 관계자와 협의를 하는 등 좀 더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텀블러, 블로그라 쓰고 음란물 성지라 부른다
청소년 접근쉬워 불법유출
방통위, 작년 9522건 적발
입력 2016-03-24 22:35
수정 2016-03-24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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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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