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캠퍼스 조성에 반대해오던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지난 10일부터 대학본관과 총장실을 점거한 채 캠퍼스 설립 협약 철회를 촉구하는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유명 대학들의 경기지역 캠퍼스 조성 문제가 '제2의 이대 사태'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경인일보 9월28일자 3면 보도)가 현실화된 셈이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지난 10일 학생총회를 소집해 시흥캠퍼스 조성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묻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그 결과 학교 측과 시흥시가 체결한 실시협약 철회를 요구해야한다는 의견이 70%를 넘었고 이를 위해 학교 본부를 점거해야한다는 의견이 과반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 10일 저녁 9시30분께 학생 100여명이 총장실이 있는 본관을 기습 점거했고 11일 현재까지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학생들은 협약을 철회할 때까지 본관 점거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총학생회는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실시협약 사전 협의 약속을 파기한 대학본부의 일방 추진에 대한 학생들의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며 "본부 점거 농성을 징계 등의 수단으로 탄압하고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을 고수하면 서울대는 대학이라는 간판 자체를 내릴 각오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대는 지난 8월 22일 시흥시, (주)한라와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에 대한 실시협약을 체결했는데, 총학생회 측은 "제대로 된 소통 없이 체결된 실시협약은 전면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학생들의 강경한 대응에 시흥캠퍼스가 들어설 배곧신도시 입주민들은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염려하는 추세다.

한편 남양주캠퍼스 조성 문제로 총장이 사퇴했던 서강대학교도 총학생회가 11일 오후 이사회 구조 개편과 남양주캠퍼스 사업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김영래·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