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시적 어법은 주어와 목적어, 서술어가 자유롭게 자리를 바꾸며 병치은유와 유사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수사를 즐겨 구사한다. 한의사로서의 작가와 시인으로서의 작가가 각자의 감성과 시선으로 관찰하고 해석하는 세계는 어찌 보면 정반대다.
책은 4부에 걸쳐 시인이 일상, 혹은 특정 객체에서 느낀 단상을 시어로 차분히 정리하고 있다. 시는 사물들이 건네는 언어를 알아듣고 표현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촘촘하고 빈틈이 없으며 때로 난해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이미 독자적 세계를 구축한 그의 시편들은 독자들에게 서정성을 해독하는 성취감과 성과를 제공한다.
/권준우기자 junwo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