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빛깔로 말거는 '어둠'

▶ 어린이

■불끄지마┃마에카와 도모히로 지음, 고바야시 게이 그림, 이기웅 옮김, 길벗어린이 펴냄, 33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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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은 흔히 까만색으로 비유되지만 모든 색을 섞으면 검어지듯 어둠 안에는 여러 빛깔이 숨겨져 있다. 책은 어둠의 다채로운 색깔을 다루고 있다.

'어두운 곳에서 찾아온다'라는 일본의 인기 연극을 바탕으로 구성됐다. 어둠을 두려워 해 밤만 되면 온 집안의 불을 켜놓고 다니는 주인공은 밤의 잠자리가 두렵다.

그러던 중 어둠이 말을 걸어오고 주인공은 어둠과 함께 도심의 야경, 밤바다, 불꽃놀이 등 밤의 다양한 풍경을 하늘에서 보며 여행한다. 그러자 어느새 어둠에 대한 불안감은 사라지고 밤의 잠자리는 한없이 포근한 공간이 된다.

저자는 일기체의 글로 어둠을 대하는 아이의 심정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부드러운 수채화 그림을 따라 책장을 넘기다 보면 밤하늘을 밝히는 다양한 불빛과 함께 어둠에 대한 공포가 자연스레 사그라든다.

우유, 그 고마움과 비극성

▶ 어린이

■우유┃프랑수아 로랑 지음, 니콜라 구니 그림, 허보미 옮김, 내인생의책 펴냄, 40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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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마시는 우유에 대한 객관적 사실을 가감 없이 담았다. 맛 좋은 우유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다정한 그림과 함께 친절하게 묘사하면서, 동시에 기계와 인공수정 등을 이용한 비도덕적 생산방식을 함께 언급해 아이가 직접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기 소는 태어나자마자 엄마 소와 생이별을 한 뒤 수백 마리 젖소들과 비좁은 방에 갇혀 인공 사료만 먹고 살아간다. 인공수정과 우유 생산은 끝없이 반복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상품처럼 포장된 우유를 손쉽게 먹을 수 있지만 동물들은 자신의 권리를 박탈당한 채 희생되고 있다.

저자는 우유의 장점과 우유 생산에서 비롯된 비극을 함께 논하며 이를 절충할 수 있는 대안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책은 아이들에게 흔히 먹는 음식물에 대한 거부감을 갖지 않게 하면서, 좀 더 나은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는 인식을 자연스레 심어준다.

북학혁명에 숨은 정조의 뜻

▶역사

■정조·박제가·박지원·박정희┃주찬범 지음. 매홀북스 펴냄, 272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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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숨은 뜻을 찾아 오랜 시간 '북학혁명'을 추적해 온 저자가 정조시대의 역사적 사건을 파헤친다.

저자는 정조가 실행한 규장각 설치, 장용영 창설, 현륭원 이장, 을묘원행, 화성성역 등을 살펴보고 박제가, 박지원 등 북학파의 저서도 논거로 제시하며 최종적으로 19세기 조선을 '민란의 시대'로 이끈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발단을 북학혁명이라 결론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