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관협 구성 이끌어내 유시장 결심 영향
전학년 시행 '기대보다 높은 결과' 만족
친환경 확대·학부모 모니터링교육 필요
"중학교 무상급식은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던 거 같아요. 인천시민 전체가 참여해 만든 기분 좋은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박인숙 인천학교급식시민모임(이하 학교급식모임) 공동대표는 "내년부터 중학교 무상급식이 시행되게 된 과정에는 모든 시민의 노력이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유정복 시장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부터 중학교 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자리에 있던 이청연 교육감, 제갈원영 시의회 의장, 조윤길 인천지역 군수·구청장협의회장은 사업비 분담이나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학교급식모임이 지난 3년간 줄기차게 요구한 '중학교 무상급식 시행'이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그간 학교급식모임은 1인시위, 서명운동, 단식농성, 촛불집회 등을 이어왔다.
박 공동대표는 "유 시장이 중학교 무상급식 시행여부를 결정할 시기라는 생각은 했다"면서도 "내년에 전 학년을 다 할 것이라고는 확신하지 못했다. 발표를 듣고 좀 놀랐다. 기대보다 높은 결과"라고 했다.
학교급식모임은 지난해 10월 유 시장과의 면담에서 '중학교 무상급식 논의를 위한 민관협의회' 구성을 이끌어냈다. 운영 시기와 구성원을 놓고 갈등도 많았지만, 어쨌든 협의회 구성은 유 시장이 중학교 무상급식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박 공동대표는 "중학교 무상급식 비율이 전국 꼴찌라는 것을 유 시장도 민감하게 받아들였을 것"이라며 "중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자는 여론이 유 시장의 결심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했다.
박 공동대표는 학교급식지원센터 설립과 학부모급식네트워크 운영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행복한 밥상을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그는 "중학교 무상급식 시행은 하나의 과정이다. 아이들의 좋은 밥상, 행복한 밥상을 책임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식자재 공급의 안정성, 아이들의 건강, 급식비리 방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급식지원센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센터 전담인력과 운영체계를 만들어 친환경 식자재 사용부터 확대해 나가야 한다"며 "역량이 생길 때 식자재 유통·관리에 들어가는 등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씩 해나가면 된다"고 했다.
학부모급식네트워크는 학교급식 모니터링 관련 모임이다. 그는 "학부모들이 급식 모니터링을 잘하는 학교가 있고 그렇지 못한 곳도 있다"며 "학부모들이 모니터링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공동대표는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상임대표도 맡고 있다. 그는 "무상급식은 정치적 쟁점이 아닌 보편적 정책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이제는 중앙정부가 사업비의 절반을 책임져야 한다"고도 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