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귀국길에 오르기 앞서 8일 블
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또 만난 것으로 확인되자 그 배경과 향후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러 두 정상의 만남은 김 위원장이 모스크바를 떠나기에 앞서 푸틴 대
통령에게 환대에 대한 인사를 전하는 형식으로 이뤄진 것이지만 지난 4일
정상회담과 공동선언 발표에 이은 추가접촉이어서 의미있는 내용이 논의됐
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2차 접촉 사실을 사전에 통보받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두 정상이 무엇에 대해 논의했는지는 아직 파악하
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지난 4일 정상회담과 공동선언이 양국간 경제·군사협력, 한
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미국의 미사일방어(MD)
계획에 대한 공동대응 등을 열거했지만 구체적 성과없이 원칙적 수준에서
의 합의를 담고 있어 다시 만남을 추진하지 않았겠느냐는 소식통들의 분석
은 설득력이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4일 정상회담 성과를 재확인하고, 미
진한 부분의 보완과 함께 이미 합의된 사항들을 향후 일정대로 원만히 이행
해 나간다는 점을 분명히 했을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즉 북한과 러시아측의 발표대로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재회담이 '러
시아측의 환대에 대한 사의표명'에 그치지는 않았을 것이며 70분정도로 추
정되는 회담시간에 향후 양국관계 설정과 관련해 긴밀한 의견교환이 있었
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당초 예상됐던 첨단 무기공급 등 군사분야
의 협력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제기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 두 정상이 두번
째 접촉에서 군사분야의 협력문제를 다뤘을 것이라는 견해도 제시하고 있
다.
 이 견해에 따르면 두 정상이 두번째 회담에서는 배석자를 두지 않은 점,
회담이 비공개로 진행됐다는 점, 김 위원장이 방러기간 군수산업단지인 옴
스크 등지를 방문했음에도 군사협력 협정같은 것이 체결되지 않았다는 점
등은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한·러간 상호보완적 동반자 관계, 북한과 러시아의 경제
적 여건, 북·러 군사협력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곱지않은 시선 등을 감안
할 때 무기공급 등이 무게있게 논의됐을 가능성은 다소 희박한 것으로 판단
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