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혁·라미란·김상호 등 출연 스크린 압도
1987년 봄 배경 '무엇이 달라졌나' 물음표
■감독 : 김봉한
■출연 : 손현주, 장혁, 김상호, 라미란
■개봉일 : 3월 23일
■드라마/121분/15세 관람가
성진은 열심히 범인 잡아 국가에 충성하는 강력계 형사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2층 양옥집에서번듯하게 살아보는 것이 소원인 평범한 가장이다. 그날도 범인 검거에 나섰는데 우연히 잡은 용의자 태성이 대한민국 최초의 연쇄살인범일 수도 있다는 정황을 포착한다.
이로 인해 안기부 실장 규남이 주도하는 은밀한 공작에 자신도 모르게 가담하게 된다. 성진과 가족처럼 지내던 기자 재진은 취재 중 이 사건의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성진에게 손을 떼라고 말한다. 그러나 다리가 불편한 아들의 수술을 약속 받은 성진은 규남의 불편한 제안을 받아들이고 만다.
아버지로서 할 수 밖에 없었던 선택, 이것이 도리어 성진과 가족들을 더욱 위험에 빠트리고 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기 시작한다.
영화는 '평범하지 않았던 시대,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표방한다. 88서울올림픽을 1년 앞둔 1987년 봄을 배경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4·13호헌조치' 를 발표함으로써 국민적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김봉한 감독은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제시하고 질문을 던진다.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가득했던 80년대와 30년이 지난 현재 지금, 과연 무엇이 달라졌나?'
배우 손현주는 그 시절 평범한 가장 성진 역을 맡아 현실적인 공감을 이끌어낸다. '숨바꼭질'을 시작으로 '악의 연대기', '더 폰'까지 스릴러 장르에서 연이은 흥행을 이끌어내며 이른 바 '손현주 표 스릴러'라는 말을 탄생시킨 손현주는 첫 휴먼 드라마 장르에 도전해 호소력 짙은 연기를 선보인다.

또한 '생활 액션'을 통해 그 시절 형사의 삶을 재현했다.
"치밀하게 합을 맞추고, 주인공이 날아다니는 액션이 아닌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싸움"을 하라는 감독의 요구에 따라 옥상에 놓인 닭장 위를 넘나들고 시장 바닥을 뒹굴며 끝까지 범인을 뒤쫓는가 하면, 화려한 무술이 아닌 박치기로 범인을 제압하는 형사 성진의 모습은 단순히 보여주기식 액션이 아닌 위트 넘치는 진짜 싸움을 보여준다.
손현주를 비롯해 믿고 보는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변함없는 연기 열정을 불태우는 장혁, 디테일한 연기로 극에 깊이를 더하는 감초 연기의 달인 김상호, 팔색조 매력을 겸비한 연기 대세 라미란,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정만식은 평범하지 않던 그 시절을 살아가던 인물들로 완벽 변신했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