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구분 확실한 '의리의 사나이'
배신의 올가미 씌우니 가슴아파
경제정책 토론하느라 새벽 귀가
국민 위해 '어려운 길' 뛰어들 것

남편 유승민은 한마디로 '의리의 사나이'이다. 따뜻하고 자상한 남편이자 존경받는 아빠다. 필요하면 직언도 아끼지 않기에 이 시대가 추구하는 진정한 리더상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권력 앞에 굴하지 않고, 소신껏 할 말을 할 줄 아는 그런 배짱이 있는 사람, 그리고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겐 한없이 약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에게 '배신'이라는 올가미가 씌워지니 가슴이 아프다.
남편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1987년부터 2000년까지 KDI 선임연구위원으로 활동했는데, 당시 부당한 지시에 들이받기로 유명해 '전천후 폭격기'라는 별명이 붙었다.
김대중 정부 때에는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다가 월급 삭감 조치를 당한 바 있고, 세미나까지 정지당해 어려움을 겪은 적도 있다. 첫 인상은 '까도남(까칠한 도시남자)' 같은데 볼수록 유쾌한 사람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아무리 격하게 토론해도 뒤끝은 없었다고 하는데, 당시 연구원 내에서 '강경파'인 남편은 '온건파'인 이규혁 전 원장과 경제정책을 두고 심각히 토론하느라 새벽에 귀가하기 일쑤였다. 풍림화산(風林火山, 바람처럼 빠르고, 숲처럼 고요하며, 불길처럼 맹렬하고, 산처럼 묵직하다) 같은 사람이다.
남편과의 대화는 공사구분이 확실해 일을 할 때에는 누구보다 완벽주의고 철저하지만 집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때에는 가정적이고 다정다감해서 아이들 모두 좋아하고 잘 따르는 아빠다.
남편, 그리고 아이들의 아빠가 대통령이 될 경우 가족들의 행복에 대해 우려하는 주변의 우려도 있지만, 연애 때부터 지금까지, 워낙 공과 사의 구분이 확실해 별문제가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
다만 남편은 편하게 갈 수 있는 길이 눈에 뻔히 보이는 데도 옳다고 믿으면 항상 어려운 길을 택해서 간다. 산 하나를 넘고 이제 좀 편해질까 싶으면 더 큰 산이 있고….
대통령이 된다면 국민을 위해 어려운 길도 마다하지 않고 뛰어들 것이다. 그럴 때마다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은 안쓰러운 마음이 크고 때로는 고통스럽겠지만, 국민이 행복해질 수만 있다면 충분히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했다는 이유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날 때 피눈물 나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듬해 총선에서 박 전 대통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된 동료 의원들의 소식을 전해 듣고 가슴을 치며 고통스러워했던 남편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렇게 소신과 원칙을 지키면서 길을 걸어 온 남편을 언젠가 우리 국민들이 알아주시는 날이 반드시 올 거라 굳게 믿는다.
/오선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