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년 동안 1.11℃나 올라
전세계 평균 2 ~ 3배 수준
한류성 어종 어획량 급감
멸치 3년 사이 32t → 1t

바닷속 생물은 육지와 달라 주변 온도에 따라 산란, 성장, 서식지 이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이 1968~2015년의 한반도 근해 표층 수온 변화를 비교해본 결과 48년간 1.11℃ 상승했다. 동해는 1.39℃, 서해는 1.20℃, 남해는 0.91℃ 올랐다. 같은 기간 전 세계의 표층 수온이 0.4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한반도 주변 바다의 수온이 2~3배 수준인 것을 알 수 있다.
동해에서 명태, 대구 등 한류성 어종 어획량이 줄고, 제주·남해에서 참치와 자리돔 등 난류성 어종이 증가하는 원인 중 하나로 전문가들은 '수온 상승'을 얘기하고 있다.
인천 바다에서도 변화는 감지되고 있다. 우선 인천 해역의 주종 어류로, 조선시대 문헌에도 기록돼 있는 것 중 조기(참조기), 민어, 청어가 자취를 감춘 것이 특징이다. 실제 지난 2007년 연간 1천400t이 잡히던 참조기 어획량은 10년 만에 1t 미만으로 떨어졌다.
대신 최근 어획량 추이를 보면 남해나 충청도 남측 해안에서 서식하는 감성돔이 심심찮게 잡히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감성돔은 2010년까지만 해도 연간 생산량이 0t(1t 이하 표기 안 함)이었지만, 2012년 1t 이상이 잡힌 것을 시작으로 2013년엔 1천만원어치 이상이 팔렸다.
현재도 많은 양은 아니지만 수백만원어치의 감성돔이 팔리고 있다. 제주도·남해 해역에 서식하는 능성어는 많은 어획량은 아니지만 3년 전부터 서해안에서 종종 발견된다. ┃표 참조
전문가들은 산란기 멸치의 어획량이 줄어드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멸치의 산란기이자 주조업 시기인 4~6월(3개월 간)의 멸치 어획량을 보면 지난 2014년 32t에서 2015년 10t, 2016년은 2t, 2017년 1t으로 3년 새 급감했다.
멸치는 보통 18~22℃에서 산란한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산란을 제대로 하지 못했거나 북쪽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 6월 인천 바다 수온은 최고 23.4℃를 기록했다. 가을 산란기 등 전체적인 어획량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여름철 어획량에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해수산연구소 김맹진 연구사는 "수온이 올라가면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현상 중 현재 연구 중인 것 중 하나가 멸치 어획량인데, 멸치는 수온에 민감하다"며 "인천 해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수온이 올라간 정도가 큰 폭은 아니지만, 수온 변화로 인한 어종 변화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