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업주에게 경찰의 단속에 대비하라는 문자가 온다. 단속을 피하는 방법까지 가르쳐준다. 얼마 뒤 경찰의 단속반이 들이닥친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던 업주가 문자를 전해준 협회를 믿고 의지하게 된다. '협회라는 단체는 어떤 경로로 단속 정보를 알아내 회원들에게 전해주는가'. 업주들은 궁금해한다.

인천노래방협회가 지난 1일 오후 회원들에게 '오늘 경찰 단속 주의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단속 지역 경찰서까지 특정 지었다. 이날 오후 10시부터 2시간 동안 해당 경찰서가 노래방 단속을 벌였다고 한다. 이날 불법행위를 하다 적발된 업소는 없었다. 업주들이 미리 알았으니 당연한 결과다. 협회는 회원들에게 월 2만원의 회비를 받는다고 한다. 대신 단속정보를 알려주는 것이다. 협회가 '진상 손님과 경찰 단속 정보를 알려주겠다'면서 회원 가입을 권했다는 게 업주들의 전언이다.

경찰은 정보 유출 의혹을 부인한다. 단속 일정도 그날 결정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거다. 노래방협회 자체를 잘 모른다는 게 경찰 입장이다. 협회도 경찰에게 정보를 받는 게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의 단속 일정을 예상해 회원들에게 알려줄 뿐이라고 했다. 해당 경찰서는 올해 3번의 단속을 했다. 열흘에 1회 빈도인데, 협회는 그중 1회를 정확히 맞췄다. 경찰에게 정보를 받지 않았다면 대단한 예지력이다.

과거 경찰의 단속 일정이 노출된 사례는 무수하다. 경찰은 강력한 처벌과 자정노력으로 크게 개선됐다고 한다. 하지만 인천의 노래방 업주들에게 보내진 문자 정보는 많은 의심을 품게 한다. 경찰은 정보 유출이 없다고만 할 게 아니라 진상 조사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