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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부인 김혜경씨. /경인일보DB

경찰이 17일 노무현·문재인 대통령과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방한 트위터 계정(@08__hkkim)의 소유주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지사·김씨가 즉각 반박하는 등 결백을 주장하고 있어 추후 검찰 수사 과정·재판에서도 지속적인 공방이 예상되지만, 해당 트위터 글이 이 지사가 속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공분을 사왔던 만큼 경찰이 계정주를 김씨로 특정한 것만으로도 이 지사는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경찰은 오는 19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김씨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김씨는 지난 6·13 지방선거 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경선 과정에서 '정의를 위하여'라는 닉네임의 트위터 계정을 사용해 '전해철 전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과 손 잡았다'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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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캡처

해당 트위터에는 지난 4월 당시 전 전 예비후보를 향해 '자한당과 손잡은 전해철은 어떻고요? 전해철 때문에 경기 선거판이 아주 똥물이 됐는데. 이래놓고 경선 떨어지면 태연하게 여의도 갈 거면서'라는 글이 올라왔다. 과거에는 '노무현시체 뺏기지 않으려는 눈물…가상합니다', '걱정 마 이재명 지지율이 절대 문어벙이한테는 안 갈 테니' 등의 글도 게시됐다.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가 취업과정에서 특혜를 얻었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 문 대통령과 준용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트위터에 올라온 4만여건의 글을 분석해 소유주의 정보를 파악했고, 이 중 해당 트위터에 글·사진이 게시된 직전과 직후 같은 사진이 김씨의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사실을 다수 확인했다. 또 해당 트위터 글은 2016년 7월 중순까지 안드로이드 단말기에서 작성됐다가 이후 아이폰에서 작성됐는데, 이는 김씨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아이폰으로 바꾼 시점과도 일치한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이 지사는 즉각 반발했다. 이날 이 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지록위마. 사슴을 말이라고 잠시 속일 수 있어도 사슴은 그저 사슴일 뿐"이라며 "수사 아닌 'B급 정치'에 골몰하는 경찰에 절망한다"고 경찰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트위터 계정주가 아내라 단정한 '스모킹 건'이 참 허접하다"면서 해당 트위터와 김씨의 카카오스토리간 사진을 게시한 방식, 트위터 계정주와 김씨가 성남에 거주한 기간 등이 서로 다르다고 주장하는 한편 트위터 계정과 연관된 메일은 아내가 아닌 성남시청 비서실에서 쓰던 메일이라고 설명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표적을 정한 꿰맞추기 수사'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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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캡처

이 지사는 "경선 결과에 승복하고 대선 승리를 위해 온 힘을 다한 아내가 경선 당시 상대를 비방해 명예훼손했다고, 경찰이 가혹한 망신주기 왜곡수사 먼지털기에 나선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국민이 맡긴 권력을 사익을 위해 불공정하게 행사하는 것이야말로 적폐행위"라고 반발했다.

다만 이번 트위터 계정 논란이 차기 여권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이 지사의 당내 입지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정치적 위상 등에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에도 이 지사는 지난 당 대표 경선에서부터 불거졌던 '거취 논란'에 "저는 죽으나 사나 민주당원"이라며 "문재인 정부 성공이 대한민국에 유익하기 때문에 제가 탈당하는 일도, 문재인 정부에 누 되는 일도 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었는데,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해온 트위터 계정이 이 지사와 직·간접적 연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면 그의 여권 내 입지 등에도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각 정당의 입장은 양분된 상태다. 민주당·정의당은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며 신중한 모습인 반면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 야3당은 이 지사의 사죄를 요구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강기정·손성배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