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주포 없이 빼어난 경기 운영
KB손보 펠리페 분투 불구 '2연패'
황두연·손현종 기복에 '무딘 공격'

남자 프로배구 수원 한국전력이 16연패의 긴 터널에서 벗어났다.
한국전력의 16연패 탈출은 드라마 같았다. 한국전력은 지난 1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3라운드 의정부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했다.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 문턱에서 5번이나 고배를 마셨던 한국전력은 시즌 첫승과 16연패 탈출, 5세트 징크스까지 한번에 날려 버렸다.
한국전력은 외국인선수는 없지만 주공격수 서재덕(30득점)을 비롯해 최홍석(20득점), 김인혁(16득점)이 제 몫을 해줬다. 세 선수가 고르게 활약했기에 KB손해보험 입장에서는 한국전력의 공격수들을 막아내기 어려웠다.
패한 세트에서는 어느 팀이든 리시브가 흔들려 경기를 어렵게 풀어갈 수밖에 없다.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은 점수가 벌어질때마다 선수들에게 제일 많이 한 말이 '리시브가 1번이다'라는 말이었다.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리시브에서 범실이 나오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
한국전력은 중앙 센터라인이 남자부 7개 팀 중에 가장 약하다 보니 미들블로커들의 블로킹이 많이 나오지 못해 경기를 어렵게 가는 경우가 많았다.
또 주전 세터 이호건이 이제 프로 2년차로 접어들었고, 팀 내에 마땅한 경쟁 상대가 없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경쟁을 통해 주전과 유망주 모두 성장할 수 있는데 한국전력은 세터 포지션에서 만큼은 이런 경쟁 구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즌 전 노재욱(현 서울 우리카드)을 비롯해 이호건 등 많은 세터들을 보유하고 있던 한국전력은 시즌 들어 세터로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앞선 경기에서 이호건이 경험이 부족한 점을 노출했었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빼어난 경기 운영을 했다. 토스 1~2개 빼고는 볼 배급과 질이 공격수들이 때리기 나쁘지 않았다.
사실 배구에서는 세터의 감정과 손에서 승패가 죄지우지 되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위기에서도 이호건이 2년차 세터라는 것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어린 세터들의 육성을 위해 권영민 세터 전담코치가 노력한 부분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다시 2연패에 빠진 KB손보는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32득점을 올린 외국인선수 펠리페가 제 역할을 해줬지만 국내선수들의 부진이 아쉽다.
지난 주에 언급했던 황두연-손현종이 다시 침묵하고 말았다. 국내 선수 중에서 두자릿수 득점을 올린 건 손현종(13점) 1명에 불과하고 김정호와 강영준의 공격 성공률은 40%에 이를 정도로 좋지 않았다.
황두연은 단 2점에 그쳤다. 황두연과 손현종은 좋은 선수기는 하지만 기복이 심하다. 기복을 줄여야 하지만 그게 제대로 안될 거라고 판단됐을 경우에는 경기에 투입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권순찬 감독 입장에서는 공격의 중심인 선수를 제외하고 경기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세터 황택의는 점수를 가져와야 할때 외국인선수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경기 운영을 했다. 물론 경기를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커서라는 생각이 들지만 경기 운영이 단조로워지면 결국 상대팀에서 수비하기가 좋아진다.
KB손보는 외국인선수 펠리페가 있지만 그래도 국내 선수들이 중심이 돼서 득점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펠리페도 인간이고 선수다.
매게임 좋은 경기를 할 순 없다. 이런 경기에서는 국내선수들이 해줘야하는데 이렇게 가다간 펠리페와 국내선수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올 수 있다.
/배구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