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폐기 전제 제재 완화 남북경협 유력한 카드 우리에게도 이익
트럼프 국내정치 돌파구·김정은 체제보장 절실 중간 성과 예상
종전선언·평화협정·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對 영변+α딜 가능성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6월 제1차 싱가포르 회담에 이어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한 두 번째 세기의 담판, 그 결과가 '하노이 선언'으로 이어질지 초미의 관심이다.

두 정상이 이번에 다룰 의제와 새로운 이슈에 대해 전망해 보고 그 의미를 짚어보고자 경기지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중진 3명을 초청, 긴급 지상 대담을 개최했다.

대담에는 중앙에서도 외교·통일 전문가로 평가받는 원혜영(부천오정) 더불어민주당·원유철(평택갑) 자유한국당·정병국(여주·양평) 바른미래당 의원 등 3명이 개인 소견과 당의 입장을 밝히며 이번 회담의 성공을 기원했다. 이하 각 의원 존칭은 생략한다. → 편집자 주

원혜영 의원 인터뷰 사진
원혜영 (민주당·부천 오정)

#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의미는.

▲ 원혜영

= 1차 북미정상회담이 탐색전이라면 2차 회담은 본 게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미국과 북한 모두 단순한 선언이나 분위기 조성 정도로 끝낼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고, 그런 의미에서 속도와 규모의 가감은 있을 수 있어도 비핵화 및 북미 간 관계 정상화는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한반도 상황에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평가한다.

▲ 원유철


= 국민들은 이번 회담의 성공으로 남북한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는 기대감과 빅딜이 아닌 스몰딜의 합의로 대한민국의 안보 불안감만 증폭되고 경제적 부담만 커지는 건 아닌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번 회담이 '핵 폐기'와 '제재완화'라는 '빅딜'로 새로운 한반도 시대가 개막되기를 기대한다.

▲ 정병국

= 1차 회담 이후 260일 만에 재회하는 두 정상은 이제 어떤 결과물을 내놓느냐에 따라 비핵화에 다시 속도가 붙을지, 아니면 협상 동력을 잃고 교착상태에 빠질지 갈림길에 서게 됐다. 

 

그만큼 2차 북미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평화와 미래를 가늠할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본다.

# 회담 성과와 전망은.

▲ 원혜영


= 희망 섞인 전망을 해 보자면 북미 양측이 비핵화의 구체적인 일정에 합의하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계획들을 상호 교환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구체적인 계획에는 북한 핵시설에 대한 사찰 수용, 일부 핵심 시설 및 장비의 선제 폐기, 종전선언을 포함해 대표부 교환과 같은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기본 조치들, 대북제재 완화, 북한 경제지원 플랜 등인데 특히 대북제재 완화와 관련해 남북경협이 유력한 카드로 쓰일 수 있다면 그것은 대한민국의 이익과도 부합할 것이다.

▲ 원유철


= 북핵폐기가 전제되지 않는 이상 제재 완화는 어려우므로 체제보장 방향으로 검토될 가능성이 높은데, 체제보장에는 종전선언, 평화협정,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 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중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는 가능하지만, 종전선언은 북한이 유엔사 해체, 주한미군 철수 주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목되는 부분이다. 

 

가장 현실 가능성이 큰 것은 북미 간 연락사무소 개설이나, 인도적 차원에서의 지원과 조금 더 나아가서는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이 검토될 것으로 보이고, 북한은 '영변 + α'로 가지 않나 싶다.

▲ 정병국


= '정상회담은 결코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는 말처럼 성공적 성과가 있길 기대한다. 

 

국내 정치문제로 곤경에 처해 있는 트럼프는 북핵 문제에서 외교적 성과가 절실하고, 김정은도 체제보장과 함께 경제제재의 해제가 긴요한 실정이다. 

 

그만큼 이번 회담도 빅딜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중간 단계 의미의 성과는 낼 것으로 기대한다.

정치권, 지원 등 놓고 이념 갈등·논쟁 포용속 통합계기 만들어야
과거 퍼주기식 경협 경계… 잘되면 내달중 김정은 답방 기대감
접경지 연결 경기도 '대북 전진기지' 도약 수십년 이어질 호재

# 정상회담 이후 예상 이슈 및 대응전략은.

▲ 원혜영


= 남북경협 문제가 본격화될 수 있고 그에 대한 제재 해제, 정치권의 지원 문제를 두고 예상된 갈등과 논쟁이 나타날 수 있다. 

 

아울러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과 관련해서도 일각에서 해묵은 이념 논쟁을 전면에 부각시키려고 시도할 것이 분명하지만, 결국 시대착오적인 것들은 변화를 실감하는 시민들의 이성적 판단 때문에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다만, 보수 측의 주장이라 할지라도 수용할 부분은 수용하면서 사회통합의 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원유철

=성공적인 회담으로 북한의 실효적인 핵 폐기 로드맵이 완성된다면, 제재완화의 범위가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다. 

 

핵 폐기 프로그램에 상응하는 제재완화의 범위를 두고는 한미 간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고, 남북경협 특히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김정은 위원장 서울 답방, 철도 및 도로 연결 등이 주요 이슈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정병국


= 만약 2차 북미정상회담이 어느 정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북한이 최소한 비핵화 초기 조처를 한다면, 이에 대해 미국이 내놓을 상응 조치는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개설, 제재 일부 완화 등이 될 것이다. 

 

앞으로 돌발상황들을 최소화하면서 양국 간의 합의 이행, 그리고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한 한반도 주변국과의 공조를 다잡아 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인터뷰 (1)
원유철(한국당·평택 갑)

# 남북경협 역할론이 나오는데.

▲ 원혜영

= 남북경협 역할론은 그 중재 과정에서 미국이 북한에 줄 마땅한 선물이 없어 고민하고 있을 때 미국의 손에 적절한 카드를 쥐어 준 것으로 매우 현명한 선택이다. 

 

아직도 남북경협을 퍼주기로 왜곡하는 수준 낮은 선동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냉정히 따져서 남북경협은 남과 북이 윈윈하는 구조일 뿐 아니라 안보 차원에서도 가장 생산적인 투자라고 볼 수 있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도 가장 현명한 태도로, 우리가 선수를 놓치면 재주만 부리다 끝난 곰의 신세가 될 것이다.

▲ 원유철

= 남북경협의 성공적 사례인 개성공단은 대한민국의 기술력과 자본, 북한의 우수한 인적 자원이 결합해 상당한 시너지를 보여줬다. 그러나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북한에 대한 지원과 협력은 북한 핵 폐기가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 핵 폐기 없는 남북경협은 '사상누각'에 불가할 뿐이다.

▲ 정병국


= 남북경협이 풀릴 것에 대비해 아직 다수 국민은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 

 

과거처럼 단순히 퍼주기식 사업이 아닌가라든지, 또 남북문제로 사업이 다시 좌초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부터 먼저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보여주기 행사이기보다 실질적인 비핵화와 국익이 담보된 경협을 추진해가야 할 것이다.

#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입장.

▲ 원혜영


= 금강산 관광 재개는 거의 확실하다고 볼 수 있지만, 개성공단의 경우 좀 더 상황이 복잡한 것이 사실이다. 가능하다면 이번 회담을 통해 두 사업 모두 재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 원유철


=그동안 우리가 제공한 '평화의 빵'이 '공포의 핵무기'가 되어 돌아왔다. 

 

북한의 핵이 폐기되는 것이 확인된다면 한국당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가동은 물론 남북경협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한반도 평화 번영의 시대를 앞당길 것이다.

▲ 정병국


=개성공단 폐쇄는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이, 금강산관광 중단은 2008년 북한군의 박왕자씨 조준사격이 원인이 된 우리 정부의 독자제재 결과다. 

 

따라서 제재가 풀리려면 제재 원인이 해결돼야 하고, 북한의 비핵화 진전, 그리고 박왕자씨 사살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가 있어야 한다.

정병국 사진
정병국(바른미래당·여주 양평)

# 김정은 답방 가능성 여부에 대해.

▲ 원혜영

= 회담이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끝날 경우 이르면 3월 중에도 답방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 원유철


= 회담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북핵 폐기가 명확해지면, 서울 답방을 받아들일 수 있으나 반대로 북핵폐기가 되지 않을 경우 서울 답방은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 정병국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 없이 서울 답방을 통해 남북 경협 등 대북 제재의 뒷문을 열게 되면 대한민국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공조균열 등 감당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올 것이기 때문에 논의 진행에 맞춰 유기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다. 단순한 '정치쇼'를 위한 답방은 금물이다.

# 북미회담이 경기도에 미치는 영향.

▲ 원혜영


= 소극적으로 보자면 접경지역이라는 점 때문에 인정받지 못하던 지역의 가치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고, 그 경제적 효과를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적극적으로 보자면 경기도 전역이 남북경협의 전진기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회성 호재가 아닌 수십 년 이어질 새로운 도약의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 원유철


= 북핵폐기가 현실화되는 성공적인 북미회담을 전제로 경기도에는 큰 기회가 열릴 것이고, 특히 접경지역은 도로 및 철도가 연결되며 물류의 중심지가 되고, 분단의 상징이었던 DMZ는 천혜의 관광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다. 

 

개성공단처럼 남한의 우수한 기술과 북한의 노동력이 결합 된 산업단지가 들어서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 정병국


= 문재인 대통령은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가 정착되면 경기도와 강원도의 접경 지역에 통일경제특구를 설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러한 구상이 공허한 공약, 혹은 개성공단·금강산 관광처럼 언제든 중단과 폐쇄에 처하면 안 되기 때문에 한반도 안정의 큰 그림을 보아가며 남북경협과 경기도의 개발을 연계해야 할 것이다.

/정의종·김연태 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