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트럼프 첫 만남 소식 주목
도로 철제펜스 완전 통제 '긴장감'
내외신 기자들·시민·여행객 집결
곳곳 입간판 '고조된 분위기' 물씬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역사적인 첫 만남 장소로 결정된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이 불과 하루 만에 도심 속 섬이 돼 버렸다.
하노이 시내 금융가를 비롯해 쇼핑몰과 음식점 등 주요 상권이 바로 인접한 메트로폴 호텔은 평소에도 직장인들과 여행객들의 이동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바로 그곳이 27일 오후 6시30분(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만남 장소로 결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른 아침부터 전 세계 취재진들과 일반 시민들까지 몰려들었다.
하지만 사방이 완전 차단된 채 극도의 긴장감마저 흐르면서 하루 사이에 분위기가 360도 바뀌었다.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없었던 메트로폴 호텔 입구 위 게양대에 이날 북한 인공기와 미국 성조기가 걸려 있었다.
이날 새벽 일찌감치 메트로폴 호텔로 접근하는 주요 도로에는 철제 펜스가 설치돼 완전히 통제됐다. 검은 헬멧을 쓴 보안요원들이 호텔 앞 거리에 대거 배치됐다.
두 정상이 하노이에서 처음 만나기 10시간 전부터 호텔 주변 곳곳에는 전 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 수십명이 진을 치고 있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누구나 호텔 주변과 정문 바로 앞까지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었지만 이날 오전부터는 호텔 투숙객이 아닌 일반인의 접근이 완전히 막혔다.
호텔 입구로부터 100m 가량 떨어진 곳에서부터 사람과 차량 모두 통행을 막았다. 일부 투숙객들을 위해서만 철제 펜스를 열어주고 이동을 허용했다.
내·외신 기자들뿐만 아니라 호텔 주변에는 역사의 장소를 직접 확인하려는 하노이 시민들과 여행객들도 몰려 마치 유명 관광지인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 메트로폴 호텔로 들어서는 길목에 있는 교차로 곳곳에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사실을 알리는 '평화의 도시, 하노이(Hanoi, City for Peace)'라고 적힌 입간판이 세워져 한층 고조된 정상회담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한국에서 온 한 여행객은 "우연히 여행 날짜가 겹쳐 매우 감격스럽다"며 "한반도 평화를 결정짓는 장소인 만큼 메트로폴 호텔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아쉽지만 역사적인 순간을 소중히 간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세기의 회담이 열리는 메트로폴 호텔을 바라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얼굴에는 긴장감 속에도 평화를 기대하는 마음이 그대로 묻어났다.
한편, 메트로폴 호텔은 김 위원장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서 도보로 불과 10여 분 거리로 매우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은 숙소인 JW메리어트 호텔로부터 10㎞ 이상 떨어져 있어 통제된 도로를 따라 이동 시 15분 정도 걸린다.
베트남 하노이/이성철기자 lee@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