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염에서 점차 발전 '장형'과 달리
'미만형'은 20~30대서 빠르게 진행
염분섭취 줄이고 내시경 활용해야
유전 등 원인 다양 '조기진단' 중요
우리나라에서 높은 발생률을 기록하는 암으로 빠지지 않는 '위암'은 발병 원인이 다양한 만큼,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위암은 서양에서는 드문 질환이지만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국가에서는 매우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 기준 연간 약 3만명의 위암 환자가 발생해 모든 암종 중 가장 높은 발생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위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은 선암, 임파선 종양, 위장관 기질 종양 등 다양하다. 그 중 95%가 선암으로, 보통 위암이라고 하면 '위선암'을 의미한다.
'위선암'은 장형과 미만형, 혼합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장형 위암'이 가장 흔하다. 장형 위암은 만성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선종 등 단계를 거쳐 발생한다.
만성위축성위염은 암이 되기까지 평균 15년 이상이 걸린다. 5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장형 위암은 검진 과정에서 병변(病變·병이 원인이 돼 일어나는 생체 변화)을 조기에 발견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완치율과 생존율이 함께 증가한다.
'미만형' 위암은 장형 위암과 달리 만성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선종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암으로 진행한다. 주로 젊은 나이게 발생하게 되는데, 일단 발생하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내시경 검사에서조차 놓치기 쉽고, 조기 진단이 매우 어렵다. 때문에 진단 당시 이미 3~4기로 진행된 경우가 많다.
주로 환경적 요인이 발생의 중요한 원인인 장형위암과 달리 미만형 위암은 유전적 요인이 보다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예방이나 관리도 매우 어렵다. 20~30대 암으로 인한 사망 원인 가운데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위암은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헬리코박터균 등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
위암을 예방하기 위해선 염분섭취를 줄이는 것은 물론, 불에 탄 음식을 피하고 헬리코박터 제균치료를 하는 등 환경적 요인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내시경을 활용한 검진으로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2차 예방도 중요하다. 위암의 경우 조기 진단 시 5년 생존율이 97%에 달한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센터 김경오 교수는 "최근엔 내시경 치료법이 많이 발달한 상황"이라며 "암 전 단계 병변인 선종 단계에서 내시경을 통해 절제하고 치료함으로써 암 발생 자체를 예방할 수도 있게 됐다"고 했다.
김 교수는 "국가적인 차원의 암 검진 사업으로 위암의 조기 진단이 증가하고 생존율이 향상되었지만, 젊은 연령대에서 발생하는 미만형 위암의 경우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말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