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시공사가 올해 중산층을 겨냥한 새로운 임대주택 건설을 시작한다.
도시공사가 조성하는 곳 중 가장 좋은 위치에 있는 땅에, 규모도 1천세대 이상 대단지로 짓는다. 이는 최근 취임 100일을 맞은 이헌욱 도시공사 사장(사진)의 계획이다.
그는 10일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 내내 "임기 내에 이런 임대주택을 5개 정도는 짓고 싶다"는 말을 반복했다.
"도시공사 사장이 되기 훨씬 전, 그러니까 10년 전쯤부터 어렴풋이나마 계속 생각해오던 것"이라고 새로운 임대주택 구상에 대해 설명한 이 사장은 "집이 지금 사회 문제의 핵심이다. 집을 가지지 못한 사람은 없어서 전전긍긍하고, 빚까지 져가면서 어렵사리 집을 산 이들은 집값이 떨어질까 전전긍긍한다. 청년들은 집까지 생각하기 벅차니 결혼을 포기하고, 집이 있는 이들은 옆에 신도시를 개발한다고 하니 간신히 얻은 집값이 떨어질까 걱정이 커진다. 과연 정상적인 사회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집' 문제의 패러다임을 바꿔야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사장은 "주거야말로 '보편적 복지'가 돼야 하는데 사회적 약자들에게만 공공임대주택 등을 제공하니 일종의 '낙인효과'가 생긴다. 중상 정도의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제공하자는 측면에서 접근해보려고 했다. 기존 분양주택과 비교했을 때 주거 여건이나 수익성이 나쁘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모델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비교분석해보니 도시공사에서도 분양주택을 짓는 것보다 재정상 결코 나쁘지 않다. 제 임기 내에 적어도 1개 이상은 준공하는 게 목표다. 집의 패러다임을 '소유'에서 '거주'로 바꾸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산층을 겨냥한 새로운 모델이 현 임대주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기 내에 SH공사만큼 경기도시공사를 확대하고 내실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사장은 "경기도는 서울보다 인구는 1.4배 많고 땅은 17배 가까이 크다. 3기 신도시 조성, 임대주택 확대 등으로 도시공사에서 해야 할 일도 갈수록 늘고 있다. 그런데 조직은 여전히 SH공사의 3분의1 수준이다. 공사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까지 인력이 부족해 외부에 맡겨 비용을 낭비하는 상황"이라며 "정원이 512명인데 임기 내에 1천명까지는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좋은 일자리를 늘리고 공사의 재정은 효율적으로 쓰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안팎의 혁신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사진/경기도시공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