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역 등 베드타운 전락 가능성도
市, 도시 균형발전 전략 새틀 필요
신·구도심 내부 양극화 해결 과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B 노선이 개통되면 인천의 서울 종속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인천도 흡인력이 생긴다는 걸 의미한다.
빨아들일 것인가 빨려 들어갈 것인가는 인천시가 GTX 개통에 앞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흔히 고속철도 같은 교통 수단이 두 도시를 연결할 경우 규모가 작은 도시의 사람들이 큰 도시로 넘어와 소비활동을 하는 것을 두고 '빨대 효과'라고 한다.
교육·의료·쇼핑·문화·일자리 등 모든 면에서 우월한 도시로의 쏠림 현상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미 고속도로와 지하철 등으로 곳곳이 연결된 수도권의 교통망으로 소비의 유출이 지속되고 있고, 인터넷 쇼핑이 백화점 매출을 추월한 상황이라 GTX 개통으로 인한 쏠림 현상은 기우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역기능 자체를 부인할 필요는 없되 인천의 자족 기능을 강화할 방법을 찾아 '건강한 도시'로 만들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한다.
계획도시인 송도국제도시와 달리 남동구 구월동 시청 주변과 부평역 일대는 GTX 환승역 정도에 그쳐 주거 밀집도가 높은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우려가 나온다.
수도권 기능 분산을 위해 계획된 신도시가 아니라 주거용 오피스텔만 우후죽순 들어서는 생산성이 낮은 도시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반면 이들을 위한 도시기반시설은 인천시가 떠안아야 한다.
인천연구원 도시정보센터 석종수 센터장은 "역세권을 중심으로 활발한 변화가 일 수 있는데 인구가 과밀한 불량한 주거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천시가 대응을 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개발 업자들은 이용 극대화에만 혈안이 돼 발 빠르게 움직일 것이기 때문에 공급량 규제와 체계적인 계획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가 도시 균형발전 전략의 새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서울 접근성이 개선된 송도국제도시의 투자 유치 전략의 수정이 필요하고, 상대적인 박탈감이 찾아올 수 있는 구도심도 GTX의 간접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세밀하게 신경 써야 한다는 거다.
서종국 인천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수도권을 하나의 광역 단위로 본다면 GTX가 이를 통합한다는 의미가 있고 서울 종속성 우려가 있지만, 접근성 강화로 인천도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천 내에서는 GTX로 혜택을 보는 지역 총량은 한정돼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내부 양극화의 문제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며 "GTX 예타 통과로 축제 분위기 이지만, 이럴수록 구도심 정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