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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강력범죄 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30여년 만에 특정됐다. 사진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A씨(오른쪽)가 1994년 충북 청주에서 처제를 성폭행한 뒤 살인한 협의로 검거돼 옷을 뒤집어쓴 채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중부매일 제공

경찰이 30여 년 만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특정한 A(56) 씨는 화성사건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유력한 범인으로 꼽혔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당시 과학수사 기술의 한계에 부딪혀 A 씨를 용의자로 결론 내리는 데 실패했고 결국 이 사건은 그동안 우리나라 강력범죄 사상 최악의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아왔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당시 경찰이 A 씨를 화성사건의 용의자로 추정한 시기는 6차 사건이 발생한 이후이다.

6차 사건은 1987년 5월 9일 오후 3시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진안리의 한 야산에서 주부 박모(당시 29세) 씨가 성폭행당하고 살해된 채 발견된 사건이다.

이 사건 발생 이후 경찰은 탐문, 행적조사 등을 통해 A 씨가 용의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그를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입수한 주민 진술 등 첩보를 통해 그가 의심된다고 보고 지휘부에 "유력한 용의자로 보이는 인물이 있다"고 보고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며칠 후 A 씨는 수사 선상에서 제외됐다. 당시 과학수사 기술로는 6차 사건 현장에서 확보한 체액 등 증거물이 A 씨와 일치하는지를 확인할 길이 없었던데다 6차 이전 사건에서 확보한 증거물을 통해 추정한 용의자의 혈액형과 A 씨의 혈액형이 달랐고 족적(발자국) 또한 달랐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혈흔을 분석해 혈액형을 파악하는 정도의 기술을 수사에 활용했는데 결정적으로 이를 통해 당시 경찰이 추정한 용의자의 혈액형은 B형이었지만, A 씨는 O형이었다.

/강보한기자 kb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