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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관파천 뜻. 사진은 고종의 길. 아관파천(俄館播遷) 당시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이어(移御, 임금이 거처할 곳을 옮김)할 때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연합뉴스

 

29일 '아관파천'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관파천은 명성황후가 시해된 을미사변(乙未事變) 이후 일본군의 무자비한 공격에 신변에 위협을 느낀 고종과 왕세자가 1896년(건양 1) 2월 11일부터 약 1년간 조선의 왕궁을 떠나 러시아 공관(공사관)에 옮겨 거처한 사건을 의미한다.

 

‘아관’이란 러시아 공사관을 가리키고, ‘파천’이란 임금이 난리를 피해 거처를 옮긴다는 뜻이다.

고종을 러시아 공사관으로 파천시키려는 시도는 1895년 음력 10월 12일 춘생문사건(春生門事件) 때에도 있었으나 사전에 발각되어 실패했다. 당시 사건을 모의하고 해외로 탈출했던 친러파 이범진(李範晉)은 비밀리에 귀국하여 이완용(李完用)·이윤용(李允用) 및 러시아 공사 베베르 등과 고종의 파천 계획을 모의했다.

그들은 궁녀 김씨와 고종이 총애하던 엄상궁(후의 嚴妃)을 통해 고종에게 접근, 대원군과 친일파가 고종의 폐위를 공모하고 있으니 왕실의 안전을 위해 잠시 러시아공사관으로 파천할 것을 종용했다. 이에 을미사변 이래 불안과 공포에 싸여 있던 고종은 그들의 계획에 동의했다.

한편 러시아측은 1896년 2월 10일 공사관 보호를 구실로 인천에 정박중이던 러시아군함 수군 120여 명을 무장시켜 서울에 주둔시켰다. 그리고 다음날 11일 새벽 왕과 왕세자는 극비리에 궁녀의 교자에 타고 경복궁 영추문(迎秋門)을 빠져나와 러시아 공사관으로 파천했다.

/편지수기자 pyunj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