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이 추진하는 경제 세계화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15일 미국 수도 워싱턴을 누비며 세력 과시를 위한 시위를 벌였으며 경찰은 이들중 6백여명을 체포, 연행했다.
워싱턴 경찰은 세계화 반대 시위자들이 IMF와 세계은행 춘계회의가 16-17일 양일간 열리는 것과 때맞춰 대규모 시위를 계획중인 데 대비, 백악관에서 대여섯 블록떨어진 IMF와 세계은행 본부 건물 주변의 약 50개 블록에 대한 출입을 통제하는 등 경계를 강화했다.
그러나 집회허가를 받지 않은 수백명의 시위자들이 경찰의 철제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구호를 외치고 민권운동가를 부르며 시위를 벌이자 경찰은 현장에서 약600명의 운동원들을 체포, 대기중이던 학교버스에 태워 연행했다.
이날 연행 과정에서 3번이나 퓰리처상을 받은 워싱턴 포스트의 사진기자 캐럴구시도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구시 기자가 다른 시위자들과 마찬가지로 불법 시위를 벌인 혐의를 받고있다고 밝혔으나 목격자들은 시위 현장을 취재중이던 구시 기자가 운동원들과 함께 경찰에 끌려가 수갑이 채워진 뒤 연행했다고 전했다.
한 시위자는 "우리는 여기에 머무를 권리, 항의할 수 있는 권리 그리고 여기를 떠날 수 있는 권리를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찰스 램시 워싱턴 경찰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찰은 시위가 평화적일 경우에는 단순히 관찰만 하지만 일단 무질서해지면 시위중단을 요구한다"면서 "시위자들이 경고를 무시함에 따라 우리는 체포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램시 국장은 연행된 시위자들 대부분이 불법시위혐의로 고발된 후 벌금을 내고 석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세계정의를 위한 동원'측은 경찰의 체포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이날 성명을 통해 "비폭력적인 시위자들에 대한 경찰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수백명의 새로운 운동원들이 시내 전역에서 훈련을 받았다"면서 "오늘 몇명이 체포되든 내일 우리는 거리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IMF와 세계은행의 잘못된 경제정책이 빈국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며 수개월 전부터 항의시위를 준비해온 이 단체는 16-17일 워싱턴에서 1만여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한편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워싱턴시 당국은 이들 시위자들의 본부 역할을 해온한 창고 건물을 폐쇄하고 이곳에 있던 시위대원들을 퇴거시켰다.
美경찰IMF반대시위대 6백여명체포
입력 2000-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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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4-1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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