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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잠깐 전 부치는 것 도와주실 분(백현동, 15분 전, 매너온도 38.0℃)"

"안방 침대와 작은방 침대 바꿔주실 분(일산동, 30분 전, 매너온도 37.5℃)"

19일 용인 풍덕천1동에 사는 박모(21) 씨는 추석 단기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당근마켓에 접속했다.

아직 대학에 재학 중이고 경력도 없어서 명절에 잠깐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구하는데, 소소한 일손을 구하는 동네 주민들을 찾기에는 기존 구인·구직 사이트보다 당근마켓이 더 적합했다.

일터 반경이 6km 이내로 제한되고 매너온도를 통해 고용주의 대략적 평판을 확인할 수 있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했다. 매너온도란 이용자가 이전 중고거래에서 상대방에게 받은 평가로, 36.5℃에서 시작해 소수점 단위로 조정된다.

박씨는 "기존 구인·구직 사이트는 6개월 이상 일할 사람을 찾는 사장님이 대부분인 데다, 음식점 배달·포장 등 업종이 제한적이라서 막상 지원할 게 없었다. 당근마켓은 동네 주민들의 SNS 개념이어서 상대적으로 업종이 다양하고 고용주를 안심할 수 있다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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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맞아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지역 기반 구인·구직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당근마켓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전체 일자리 공고 게시글의 11.6%가 추석 단기 아르바이트 구인글이었으며, 명절을 맞아 벌초·전 부치기·집 청소 등 일손을 구하는 글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는 당근마켓의 막강한 플랫폼 장악력 덕분이다. 지난 7월 당근마켓 가입자는 2천100만명을 넘어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대한민국 전체 가구수(2천92만)에 육박했고, 1인당 월 평균 이용시간은 2시간 2분에 달했다.

'1인 1당근 시대'가 열린 만큼, 단순한 중고거래 사이트를 넘어 동네 주민들의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