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춘 수원남부경찰서 전 강력7팀장
이근춘 수원남부경찰서 강력7팀장이 지난달 말로 정년 퇴임했다. 인생 2막은 지역민을 위한 봉사로 채우겠다는 각오로 소나무회와 사자회를 결성했다. 2022.1.9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수원남부경찰서 강력7팀장 이근춘 경감이 32년 '포돌이' 생활을 영예롭게 마쳤다. 그는 강력 범죄자를 잡던 왕감자처럼 생긴 두 손을 정년 퇴임 이후 인생 2막에서는 소외된 지역사회의 구성원에게 뻗겠다고 다짐한다.

1961년생인 이근춘씨는 지난해 초 경찰의 5번째 계급인 경감으로 승진해 뜻을 이루고, 지난달 강력계 형사로서 굴곡진 공직 생활을 마감했다.

퇴직 후 그의 직함은 소나무회와 사자회 회장이다. 소나무회와 사자회 모두 수원 지역 기반 봉사단체로 순수 회비로 아동양육시설(보육원)과 노인요양시설 등 사회복지시설을 돕고 친목을 도모하며 미래 세대를 육성하자는 취지로 결성했다.

1990년 경찰에 입직한 뒤 32년간 국민을 위한 삶을 산 대가로 국가로부터 받은 녹봉을 시민으로 복귀해선 은혜 갚는 마음으로 소외된 이웃에게 환원하겠다는 게 이씨의 각오다.

그는 "방범대원으로 1984년 중동파출소에서 3년, 1988년부터 인계파출소에서 1년간 일했다. 지금이야 방범대원이 자율적이지만 경찰관이 부족하던 시절에는 지역 방범대원이 지금의 지역 경찰 업무를 대부분 했다"며 "불의를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중·고교 선배 직원(경찰관)의 권유로 입직해 정년을 했다"고 말했다.

방범대원 활동 인연 경찰 생활 시작
강력계 시절 1년에 조폭 101명 검거
선대 뜻 받들어 지역 활동 노력키로


이씨는 말년에 목디스크 때문에 고생을 했다. 체포 과정에 저항하는 조직폭력배를 제압하느라 몸을 쓰는 일은 태권도 2단, 합기도 3단, 유도 수련자인 이씨에게도 고됐다. 지금도 비가 오면 온몸이 뻐근하고 저릿하다.

그는 "1999년부터 2년간 수원지검 강력부에서 파견 근무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강력계 형사의 길에 들어와 1년에 조폭 101명을 검거해 타 지방청 광역수사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값진 성과도 냈었다"며 "돌이켜보니 팀원들과 함께 '나 경기청 이근춘이야'라고 하면서 현장을 다녔던 그 시간들이 순식간에 머릿속을 휘젓고 지나간다"고 회상했다.

이씨의 '포스트 경찰관'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평안남도 순천군 수원리에서 고향을 잊지 않으려 수원을 정해 정착한 선대의 뜻을 받들어 지역 단체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수원북중 총동문회 사무총장, 신풍초 사료보존협회장, 경기체조협회 이사, 경기도체육회 생활연맹 고문, 법무부 청소년범죄예방위원 장안지회 자문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씨는 "잠복하고 사건 현장 다니느라 가족들에게 소홀했다. 우리 집안을 잘 다스려준 육명애, 재호 엄마에게 진심으로 고맙고 미안하다"며 "앞으로 가족들에게 더 좋은 아버지로, 지역민들에겐 은혜 갚는다는 마음으로 진심을 다하겠다"고 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