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대선을 엿새 남겨둔 시점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극적인 단일화'가 이뤄졌지만, 방송출구조사 결과만으로 보면 이에 대한 효과는 미미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치상으론 윤 후보가 안 후보 지지층을 흡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를 넘나들며 접전을 벌여왔다.

경인일보 등 한국지방신문협회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해 말부터 이달 1일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진행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100% RDD방식, 성·연령·지역별비례할당무작위추출/신뢰수준 95% 표본오차±1.8%p)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해 12월30일 발표한 1차 한신협 공동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지지율 39.5%, 이 후보가 39.4%로 초접전을 기록했다.

또 지난 1월20~23일 조사한 2차에서는 윤 후보 42.9%, 이 후보 35.5%로 오차범위 밖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그러나 지난달 26일~이달 1일 실시한 3차 조사 결과 윤 후보 45.3%, 이 후보 42.4%로 다시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좁혀졌다.  


한신협 여론조사서 安 6.3·9.8·7.3% 불구
윤석열 48.4·이재명 47.8% '초접전 여전'


이 가운데 이번 대선의 최대변수로 꼽혔던 안 후보의 1~3차 여론조사 지지도 추이는 6.3%, 9.8%, 7.3%로 나타나 세 조사에서 모두 4위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제치고 3위를 기록했다.

산술적으로 보면 단일화한 안 후보의 지지율은 윤 후보에게 흡수됐어야 하는 상황.

하지만 한국방송협회 산하 KEP(방송사 공동예측조사위원회·KBS, MBC, SBS) 공동 출구(예측) 조사결과(오차범위 95% 신뢰 수준에서 ±0.8%p)에서는 윤 후보 48.4%·이 후보 47.8%로 예측되며, 안 후보의 지지층이 윤 후보에게 옮겨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론조사에서 단일화가 이뤄진 시점까지 초접전이 벌어진 상황에서 단일화 주체인 국민의힘 측에서는 단일화 효과를 톡톡히 낼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단일화 역풍으로 인해 진보진영의 결집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이번 단일화 결과에 대해 정치권에서 다시 복기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종원기자 ligh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