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도청 가운데 유일하게 1천만 이상 인구의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경기남부경찰청이 만성적인 인력 부족 문제로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남부청은 인력난에 따라 가중된 업무 속에서도 타청 대비 높은 범인 검거율을 기록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으나 정작 승진 인사에서는 역차별을 받고 있는 처지다.
인구수 전국 치안 수요 19% 차지 인력은 서울청 대비 3분의 2 수준 악조건 속 승진 인사 번번이 소외
7일 경기남부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경기남부지역 인구는 모두 1천4만7천249명으로, 전국 치안 수요의 19%가량을 차지한다. 경기남부청은 그러나 지난 1997년 이후 경기북부청과 세종청이 개청한 2016년과 2019년을 제외하곤 줄곧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가 전국에서 가장 많을 정도로 오랜 기간 인력난에 시달려 왔다. 전국 평균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는 397명인데 반해 경기남부청은 557명에 달한다.
/경기남부청 제공
수도권 치안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경기남부청의 인력 부족 문제는 두드러진다. 특히 경기남부청 인력은 치안 수요가 엇비슷한 서울청 대비 3분의 2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집회시위에 대응하는 기동대 인력을 빼놓고 보더라도 지난해 11월 기준 경기남부청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는 655명으로, 서울청 453명에 비해 1.45배 많았다. 이는 경기남부청 경찰관 1명이 처리해야 하는 사건 건수가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지는데, 서울청과 비교하면 112신고나 살인·강도와 같은 5대 범죄 등 처리 건수도 확연히 많았다.
/경기남부청 제공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올해 8월 시점으로 경기남부청의 경찰관 1인당 총범죄 검거 건수는 7.5건으로, 서울청(4.2건)은 물론 전국 평균(5.6건)을 상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청 및 서울청과 부산청 등 비수도권 시·도청 사이에 낀 경기남부청은 승진 인사에서 번번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최근 5년(2018~2022)간 경기남부청 경무관·총경 승진자는 모두 34명으로, 서울청 163명과 비교해 그 수가 현격히 적었다. 오히려 치안수요와 인력 규모가 경기남부청의 절반 이하인 부산청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경기남부청 경정·경감 승진의 경우 같은 계급 전체 승진의 9.8% 정도였다.
경기남부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인력 충원 등의 요구를 꾸준히 하고 있다.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가 전국 평균 수준으로 안정화 되기 위해 필요한 인력은 7천여명 수준이나, 경기남부청은 우선 400명대 진입을 목표로 인력 2천여명 증원을 바라고 있다. 아울러 업무 성과를 반영한 승진 인사 증원을 함께 요청하고 있다.
한편 경기남부청은 오는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로부터 국정감사를 받는다. 지난해 행안위의 경찰청 국정감사 자리에서는 경기남부청의 인력·순찰차 부족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