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되면 울긋불긋 물든 단풍잎과 은행잎이 전국을 뒤덮습니다. 인천에서는 은행잎이 가장 늦게 물들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나무가 있지요. 인천대공원 후문 산골짜기 한쪽에 자리잡은 높이 약 30m, 둘레 약 8.6m, 수령 8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장수동 만의골 은행나무입니다. 지난 2021년 초 천연기념물 제562호로 지정되기도 한 이 은행나무는 과거 인근 마을 사람들이 집안의 액운이나 돌림병이 돌면 제물을 차려놓고 빌기도 해 제단(祭壇)의 역할까지 수행했다고 전해집니다. 노랗게 핀 은행잎이 수양버들처럼 곱게 늘어져 가을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글/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