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천에서 일용직 근무자로 일하는 70대 A씨는 지난달 건설현장에서 허리를 다쳤다. 인테리어공사 현장에서 내장재를 철거하던 중 허리를 삐끗한 것이다. A씨는 다단계 하청 근무자로, 산업 재해에 해당하는지 알아보고 있다.

#2 인천 한 제조업체에서 외주업체 소속으로 소독 일을 하던 B씨는 지난해 7월 야간작업 중 넘어져 손을 다치고 인대가 찢어졌다. 병원에서는 1주일 휴식을 권했지만, 회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휴식 없이 일하던 B씨는 결국 증상이 심해져 깁스를 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인천 산업현장에서 하루 평균 18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최근 '인천시 산업 재해 현황 및 노동안전보건 환경 실태조사' 연구용역을 마무리했다. 조사 대상은 제조업·건설업·서비스업 등으로, 인천시가 산업 재해 현황과 노동안전보건 환경 실태를 살펴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에서는 6천714명이 일을 하다 다쳤다. 매달 560명가량이 산업 재해를 당한 셈이다. 일하다 숨진 인원도 40명으로, 월평균 3명 정도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市 '산업재해 실태조사' 연구 용역
작년 6714명 부상·월평균 3명 사망


인천시는 제조업·건설업·서비스업 종사자 등 504명을 대상으로 '노동안전보건 환경' 실태도 조사했다. 주요 업무의 위험성에 대한 질문에 '위험'과 '매우 위험'이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건설업이 52.1%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서비스업 37.3%, 제조업 31.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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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모 등 안전장비와 추락 방지 시설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한 신축공사장 모습. /경인일보DB
 

기업간 관계를 살펴봤을 땐 하청(협력)업체 종사자들의 위험성 인식이 더 높았다. 주요 업무가 위험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하청 40.1%, 원청 35.2% 순이었다.

작업 중 사고를 당한 경험(사고성 재해)이 있느냐는 질문에 15.5%가 '있다'고 대답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21%로 가장 높았고 서비스업 16.9%, 제조업 12.9% 순이었다. 작업 중 안전을 위협하는 재해 종류로는 '넘어짐'을 선택한 응답자가 34%로 가장 많았다. '부딪힘'이 24.6%, '절단·베임·찔림'이 10.4%로 뒤를 이었다.

노동환경 '위험' 건설업 52.1% 최고
위험성인식 하청 40.1·원청 35.2%順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한 분석은 과제로 남았다. 산재관련 조사는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이 담당하고 있다. 이들 기관이 제공하는 정보는 한정적일뿐더러 지금까지 인천시가 자체적으로 산재 사례의 원인을 분석한 적은 없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인천시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노동안전보건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자체가 산재 현황과 노동안전보건 환경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한 건 전국에서 인천이 처음"이라며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노동안전보건 중·장기 정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 표 참조·관련기사 3면("50인 미만 사업장일수록 안전관리 미비·비정규직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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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