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먹통' 사태의 대책으로 카카오가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한 보완을 공언했지만(10월20일자 2면 보도='먹통 책임' 카카오 남궁훈 각자대표 사임… 당분간 홍은택 1인 체제) 양대 축인 안산과 시흥 데이터센터의 명운이 엇갈린 모습이다. 특히 규모가 더 큰 시흥 데이터센터 조성엔 암초가 많은 점이 변수로 거론된다.
카카오는 7일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if) 카카오 데브 2022'를 온라인으로 열어 지난 10월 카카오 먹통사태에 대한 재발 방지대책을 재차 발표했다. 재난복구(DR) 시스템을 데이터센터 3개가 연동화되는 삼중화 이상으로 고도화한다는 게 핵심이다.
데이터 삼중화가 구현되면 이번처럼 화재 등으로 센터 한 곳이 무력화되더라도 이중화가 담보되는 안정성을 갖출 수 있다는 게 카카오측 설명이다.
해당 대책의 관건은 카카오가 조성하려는 자체 데이터센터가 성공적으로 구축되는 것이다. 현재 카카오는 안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와 시흥 서울대 배곧캠퍼스에 각각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판교센터 화재 재발방지책 발표
안산, 이중화 인프라 구축 순항
시흥, 초고압선 주민 반대 여전
먼저 삽을 뜬 안산 데이터센터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24년 완공이 목표인데, 카카오는 이날 안산 데이터센터에 전력, 냉방, 통신 3개 영역에서 24시간 중단되지 않고 운영할 수 있는 이중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안산 데이터센터 조성은 순항 중이지만, 뒤이어 구축하려는 시흥 데이터센터는 암초가 많다. 규모는 안산 데이터센터보다 시흥 센터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지난 4월 서울대와 협약할 당시 밝힌 구상에 따르면 시흥센터는 연면적 12만㎡ 이상, 전력량 100㎿ 규모다. 오는 2024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건 중 하나는 전력공급이다. 데이터센터는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데, 이를 위한 초고압선을 설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서다.
배곧신도시 주민들은 이미 해당 지역을 관통하는 초고압선 설치 문제에 수년간 반대의사를 표하고 있다. 반발 여론이 시흥시와 한국전력공사간 소송전으로도 비화된 상태다.
이번 '먹통' 사태 이후 데이터센터 고도화를 약속한 카카오로선 안산센터외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필수적인 만큼, 시흥센터 건립에 차질이 생기면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할 수도 있다. 여기에 데이터센터 조성 자체에 대해서도 주민들이 마냥 환영하고 있지 않은 점 역시 변수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