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0701000232300010211
3일 평택시 진위면의 한 카네이션 농장에서 카네이션 분화가 진열돼 있는 모습. 2023.5.3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

지난 3일 오후 2시께 평택시 진위면의 한 카네이션 농장. 아직 판매하지 못한 2만여 그루의 카네이션 분화들이 가득했다. 해당 농장은 4천950㎡ 규모로 매년 카네이션 11만 그루를 키워 전부 판매했지만 올해는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든 탓에 2만여 그루가 남은 것이다.

농장을 운영하는 문모(40)씨는 "원래 이쯤이면 카네이션이 모두 판매됐어야 했다"며 "공공요금이 30%가량 올라 난방비만 1천만원 정도 들었다. 하루 14시간씩 일하며 정성 들여 키웠는데 어버이날 지나면 다 처분해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가장 큰 대목인 가정의 달을 맞았지만 카네이션 농가의 한숨은 커지는 실정이다. 공공요금, 인건비 등이 인상돼 생산비가 30%가량 늘었지만 카네이션 선호가 줄어든 가운데 수입산이 늘어, 국산 카네이션 수요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2년새 거래 수량 8만여건 감소
물가 오르고 인기 시들하며 악재
저렴한 외국산 종자 유입도 한몫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3년 동안 카네이션 거래량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7일까지 거래된 카네이션 수량은 8만5천851건인데, 이는 같은 기간 2021년과 2022년에 비해 각각 23%(11만1천263건), 29%(11만9천760건)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거래 금액도 크게 하락했다. 2021년은 8억1천100만여원, 2022년은 9억6천200만여원이었지만 올해는 5억8천500만여원에 불과했다. → 그래프 참조

거래량 급감 원인 중 하나는 어버이날 선물로 카네이션 인기가 예전과 같지 않은 데 있다. 또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국산 종자 수입량이 늘어나면서 국내 카네이션이 경쟁력을 잃은 것도 한 이유다.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4월 기준 카네이션 절화 수입물량은 2020년 368t, 2021년 500t, 2022년 657t으로 매년 상승세다.

김윤식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장은 "수입량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난방비 등이 올라 농가가 힘든 상황이다.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들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판로 확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023050701010001693.jpeg
세븐일레븐이 출시한 '금 카네이션 배지'. /세븐일레븐 제공


금값 상승에 편의점 골드상품 인기


한편 생화 카네이션과 달리 편의점 업계가 어버이날을 맞아 출시한 '골드 카네이션' 수요는 높은 상황이다. GS25는 카네이션 골드바 3.75g, 7.5g 2종을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금 카네이션 배지'와 '계묘년 토끼 골드바' 2종을 내놨다.

출시 배경엔 금값 상승이 있다. 지난 6일 순금 한 돈(3.75g) 판매 가격은 36만6천원으로 3개월 전(2월 10일)보다 3만6천원 올랐다. 올해 금값은 한국금거래소 금 시장이 거래를 시작한 2014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GS25 관계자는 "거래량을 보면 어버이날이나 명절 때 수요가 늘어난다. 요새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금이 투자 대상으로 인기가 높은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