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축구 표기가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주최했던 첫 한-일전이 '일본 대 한국'이 아닌 '한국 대 일본'으로 표기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축구역사자료 소장가이자 월간축구 베스트일레븐 기획부장인 이재형씨가 29일 공개한 54년 월드컵축구 극동지역 예선전 포스터에서 드러났다.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등으로 축구에 쏟을 여력이 없었던 한국과 일본은 이 예선전이 사상 첫 맞대결이었는데 이승만 대통령의 반대로 인해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인 홈 앤드 어웨이가 아니라 두 게임 모두 일본에서 열렸다.
 때문에 일본축구협회가 주최한 이 예선전은 대회 이름이 '일본 대 한국'으로 표기되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일본축구협회가 한자와 영어, 일본어를 섞어 제작한 포스터에는 '세계축구선수권 예선 한국 대 일본'이라고 돼 한국이 일본보다 앞서 등장했다.
 영어표기 역시 'Qualifying Competition Group13 Korea/Japan'이었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최하는 2002년 월드컵 대회명과 관련, FIFA와 한국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일본국명을 먼저 쓰겠다고 고집하는 일본의 지금 모습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한국 골키퍼였던 홍덕영씨가 현지에서 구해 보관해 오던 것을 98년 기증받은 이재형 부장은 “일본의 수준이 한국에 비해 많이 떨어졌기 때문인지 어떤지 영문을 모르겠다”며 “하여튼 관례를 벗어난 일”이라며 놀라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