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카페
지난 9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한 보드게임 카페 방에 매트리스와 쿠션, OTT 시청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2023.6.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최근 청소년 출입 금지 업소로 분류된 '룸카페'와 비슷한 시설을 갖춘 보드게임 카페에 청소년들이 아무런 제지 없이 출입하고 있어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9일 오후 1시께 인천 연수구 송도동 한 보드게임 카페. 하교 후 친구들과 보드게임을 하러 온 학생들로 붐비고 있었다. 보드게임 카페는 여러 방이 칸막이로 나뉘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구조로 돼 있었다. 방 안에서 커튼을 치면 외부에서 내부를 볼 수 없었다.

이 보드게임 카페에는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공간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누워서 영상을 시청할 수 있도록 매트리스와 쿠션 등이 놓인 방도 있었다. 칸막이로 방이 나뉘어 있고, 침구가 비치돼 미성년자들의 성관계 등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룸카페와 비슷한 구조다. 이곳에서 OTT 서비스에 접속하니 별도의 성인 인증 없이 '청소년 관람 불가' 콘텐츠를 볼 수 있었다.

영상 관련 공간 별도 마련 대여
매트리스·쿠션 등 갖춘 방 있어
부적절한 행위 사실상 알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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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인천 부평구 한 보드게임 카페. OTT 시청이 가능한 방은 별도의 출입문이 설치된 독립된 공간이다. 2023.6.8 /이수진기자 wed@kyeongin.com

부평구에 있는 한 보드게임 카페도 이용객에게 문이 달린 개인실을 배정하고 있었다. 방에는 매트리스가 있고, 심지어 문을 걸어 잠글 수 있었다. 이곳에서도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영화를 어렵지 않게 시청할 수 있었다.

이 보드게임 카페에서 만난 A(28)씨는 "안을 들여다볼 수 없는 방에서 청소년들이 성인용 영상물을 보거나 부적절한 행위를 해도 모를 것 같다"며 "이런 보드게임 카페를 청소년들이 드나드는 것이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청소년 출입·고용 금지 업소 결정 고시'를 개정했다. 밀실이나 밀폐된 공간이 칸막이 등으로 나뉜 시설은 모두 청소년 출입 금지 업소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고시에서 룸카페를 예시로 적어놓았다.

여러 개 방으로 나뉘어 있는 보드게임 카페도 룸카페처럼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없는 시설이다. 그런데 정부나 지자체가 룸카페에 대해서만 집중 단속을 진행하고 있어 비슷한 구조의 보드게임 카페에는 아직도 청소년들이 출입하고 있다.

인천시 특별사법경찰과 관계자는 "개정된 고시 중 단속 대상 예시로 명시된 '룸카페'에 대해 집중적인 단속이 이뤄지고 있어 이런 일이 빚어진 것 같다"며 "룸카페 구조로 된 보드게임 카페에도 청소년들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단속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수진기자 we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