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자폐성 장애 자녀를 둔 유명인이 특수교사를 아동학대로 고소하면서 논란이 일자 발달장애 아동 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운 자녀들을 두고 복잡한 심경인데, 일부 사례로 인해 비판의 화살이 장애아동의 행동 특성을 향하면서다. 일각에서는 교사와 장애아동 모두 상처받지 않도록 특수교사 처우를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기도 내 특수교사 A씨는 웹툰 작가 주호민 씨 자녀에 대한 아동학대 혐의로 수원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지난해 여자 학생들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등 학교폭력 사건을 일으킨 주씨 자녀에 대해 강제로 분리 조치를 하고 학대성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으로 A씨가 직위해제 되는 등 수세에 몰리자 동료 교사와 다른 학부모들은 '주씨 자녀의 행동으로 교사와 학생들의 피해가 심각했다', 'A씨는 좋은 선생님이었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하고 이를 공개했다. 주씨 측은 SNS를 통해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해명했으나 여론의 공분은 이어지고 있다.
이를 접한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법정 다툼까진 아니어도 유사한 갈등을 더러 겪는다고 털어놨다. 스스로 표현하기 어려운 장애 특성상 자녀가 어떤 일을 당하는지 몰라 경각심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폐성 장애 자녀를 통합학교에 다니게 했다는 부모 B씨는 "자녀가 손가락이 부러져 와서 학교에 문의했더니 '훈육하기 위해 30㎝ 자로 한 대 때렸을 뿐'이라는 답변만 돌아왔고, 자녀의 친구들이 먼저 '선생님이 (B씨 자녀를) 벽 보고 벌서게 시켰어요'라며 알려올 때도 있었다"며 "그럴 때마다 분노가 차올랐지만, 아이의 사회 적응을 위해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주호민 자녀 사건으로 모든 장애아동 '악마화' 우려
특수교사 고충, 장애아동 부모들이 누구보다 잘 알아
특수교사 과중한 업무 환경부터 개선돼야
그러나 대개는 어려움을 겪는 특수교사의 고충을 이해하기에, 일부 부모의 사례로 모든 장애아동을 '악마화'하는 상황에 우려를 표명한다. 실제 온라인 상에서는 장애아동을 따로 분리해 교육해야 한다는 반응까지 잇따르고 있다. 발달장애인 자녀의 부모 C씨는 "자기 자식도 아닌 장애 아동을 관리하는 게 얼마나 힘들지는 부모가 가장 잘 알 것"이라면서 "부모들 사이에서도 종종 학교 측에 과하게 대응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소수"라고 말했다.
오히려 특수교사의 과중한 업무 환경을 개선하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수교육법상 특수학급 학급당 학생 수는 유치원 4명, 초·중학교 6명, 고등학교 7명으로 정해져 있으나 교사 수가 부족해 이보다 많은 아동을 책임져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를 보면 도내 특수학급 학생 수는 2만214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으면서 동시에 1명당 학생 수도 5.05명으로 가장 높았다.
경기교사노조 특수교육 담당 관계자는 "현행 규정상 인원을 맞춰도 갑작스러운 도전적 행동을 관리하려면 많은 수준인데, 실제 현장에서는 교사가 부족해 이보다 훨씬 많은 학생을 감당하면서 스트레스가 극심하다"면서도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 모두를 위한 통합교육은 유지하되, 이를 위한 전담 인력이나 의료적 지원까지 충원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