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3차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5.5.12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3차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5.5.12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7일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이로써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관계는 일단 정리됐다고 볼 수 있지만 중도층의 지지를 이끌어낼지는 의문이다. 그는 탈당 이유를 “대선 승리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선거는 전체주의 독재를 막고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면서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모아 달라”고도 했다. 탈당 선언 글은 불법 계엄 사태 선포 당시 대국민담화에서 밝힌 논리의 연장이었고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사태에 대한 사과와 반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21대 대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사전투표일은 불과 열흘 후다. 윤 전 대통령 탈당을 둘러싼 논란에서 김문수 후보는 출당이나 절연보다는 윤 전 대통령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윤 대통령 탈당에도 불구하고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이를 계기로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태세 전환을 할 수 있다면 선거 승패와 관계없이 궤멸 직전의 보수를 회생시킬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그러려면 김 후보가 탄핵 정국에서 일관되게 유지했던 탄핵 반대 입장에 대해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불법 계엄에 대한 막연하고 두루뭉술한 사과에 감동할 국민이 누가 있겠는가. 그리고 윤 전 대통령을 감싸며 강성 우파에 편승했던 그동안의 행보에 대한 진정한 성찰이 있을 때 당내 화합과 단일대오를 유지할 수 있다.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치러지는 선거의 성격상 국민의힘이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도지만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보다 본질적 이유는 국민의힘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때문이다. 김 후보는 지난 15일 헌법재판소의 전원일치 파면 결정에 대해 “공산국가에서 그런 일이 많다. 매우 위험하다”며 “만장일치를 계속한다는 것은 김정은이나 시진핑 같은 공산국가에서 그런 일이 많다. 자유민주주의는 다양한 견해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하는 헌법재판소는 매우 위험”하다고까지 했다. 줄곧 탄핵에 대해 반대했던 김 후보로서는 당연한 인식이겠지만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의 말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국민 일반의 생각과 동떨어져있다. 선거에 친윤 인사들이 주요 역할을 맡고 있는 상황 등과 맞물려 ‘대선을 치르겠다는 것인지, 선거 후 강성 지지층을 기반으로 한 당권이 목표인지가 헷갈린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