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는 14일 ඄년대부터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으며 한국 방문초청에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방한초청을 수락했다.

달라이 라마는 이날 다람살라 궁전의 집무실에서 '달라이 라마 한국 방문추진위원회'의 공동대표인 여연스님, 성관스님, 백창기 조계종중앙신도회장, 박광서 불교바로세우기 재가연대대표 등 방한추진위 대표단을 접견한뒤 한국기자들과 만나 이같
이 말했다.

달라이 라마는 이날 1시간여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나는 단순한 승려일 뿐"이라며 겸손해하면서도 유창한 영어와 힘있는 목소리로 거침없이 질문에 답했고 중간중간 농담까지 하면서 분위기를 이끌었다.

달라이 라마의 집무실에는 티베트의 대형지도와 라사에 있는 포탈라 궁전 모형물이 놓여있어 고국 티베트에 대한 독립의지를 읽게해줬고, 다람살라 궁전주변은 테러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중무장한 인도 경찰이 24시간 경호를 서는 한편 방문객
들에 대해서는 티베트 망명정부 경호요원들이 철저한 몸수색을 하기도 했다.

▲(방한초청에 대한 달라이 라마의 응답) 우리 모두 석가모니 부처라는 큰 스승을 똑같이 모시고 있다. 나는 단순한 승려로서 생각한다. 방한초청 준비위 대표께서 나를 살아있는 스님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좀 불편하다. 우리는 똑같은 사람이고 같은 인류이며 부처님을 따르는 불자로서 여기에 함께 있게되어 기쁘다. 단순하게 한명의 승려로서 여러분을 환영하며 한국에 초청해준데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41년전 이곳에 망명한 이래 나는 한 사람의 세계 시민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때 이후로 여러 불교국가를 방문하고 싶은 열망을 많이 가져왔으며 그중 하나가 한국이다. 60년대초 한국에 티베트 관리 한명을 보내 동국대학교에 티베트 장경을 기증한
바 있고 티베트 승려들이 한국을 방문한 경우가 자주 있었다. 그동안 서너번 방한초청을 받고 이를 수락한적 있으며 그때부터 한국에 대해 절실한 관심을 가져왔다. 우리는 부처라는 같은 스승을 모시는 불자이지만 동시에 경험이나 문화가 다르다. 따라서 티베트와 한국간에 서로 배울수 있는게 많을 것이다. 나는 기독교 불교 힌두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 서로 다른 종교들이 조화를 이루기를 바라며 그동안 다른 종교와 문화사이에 갈등이 있었던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한국은 정통성이 매우 강한 나라로 한국으로 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한국에는 많은 불자와 종교인들이 있는데 한국이 종교간 화합에 있어서 매우 중대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내가 가장크게 가치를 두는 것은 인간에 대한 가치이며 어디를 가든 더 나은 삶과 행복의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초청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어디를 가든지 그나라 정부나 국가에 불편을 끼치고 싶지는 않으며 모든 일은 원만하게 이뤄져야 한다.

--한국 방문이 이뤄지면 하고 싶은 일이나 만나고 싶은 사람은.

▲어느 나라를 방문하든 나의 방문은 비정치적인 것이며 영적인 것이다. 방문의 첫째 목적은 인간의 가치를 증진하는데 있으며 둘째는 종교적 화합을 이루는 것이다.
불교에 대해 말하자면 상호 교류를 통해 한국불교의 전통을 배우고 한편으로는 티베트 불교의 전통도 전하고 싶다.
한국친구 몇명이 김치를 가져와 맛을 본적이 있는데 한국에서 김치맛을 느껴보고 싶다. 불교를 공부하는 학자와 일반 학자 그리고 일반 대중들도 만나고 싶다. 정치지도자들은 그분들이 원한다면 만나겠지만 이것이 한국에 불편을 끼치는게 된다면
그럴 생각이 없다.

--한국불교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은 대승불교의 전통이 강하다는 점에서 티베트 불교와 비슷하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하나의 신념이나 종교를 받아들이면 마음의 평온을 얻을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불교는 종교가 아니고 마음의 과학이다. 미래의 한국불교는 인류
애와 환경문제에 많은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대물질문명이 많은 문제점을 보이면서 티베트 불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있는데.

▲티베트 불교의 전통은 수행자들이 대승, 소승, 탄드라불교 등 모든 종교의 가르침을 공부하고 수행한다는 것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티베트 불교는 사람의 심성은 물론 동물에까지 미치는 자비라고 표현하고 싶다. 제 경험으로는 우주학, 신경
학, 물리학, 심리학 등이 매우 흥미가 있는데 그런것들이 모두 불교에 공헌할 수 있다고 본다. 다른 전통과 마찬가지로 자비가 가장 중요하며 자비를 통해 내적인 마음의 평화를 얻을수 있다.
--불교에서는 모든 고통은 무지와 집착에서 비롯된다고 가르치고 있는데 이를 벗어날수 있는 방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