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9.11 테러사건이 터지지 않았다면 아널드 슈워제네거를 내세운 영화
「콜래트럴 데미지」는 분명 '볼만한' 액션물이었을게다.
콜럼비아 반군조직이 미국의 도심 한가운데서 자행한 건물 폭파 테러로
가족을 잃은 한 소방관이 복수심에 불타 직접 테러범을 응징한다는 내용이
기둥 줄거리다.
당초 지난해 10월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실제 발발한 테러 참사와 유사한
내용때문에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가 이번에 빛을 보게 됐다.
테러의 충격이 아직 채 가시지않은 만큼「콜래트럴…」은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 미국인들의 충격과 아픔을 대변하고 위로해 줘야하는 새로운
임무까지 떠안게 됐다.
쉰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는 아널드 슈
워제네거가 테러로 숨진 '무고한 희생자(Collateral Damage)'들의 유족으
로 나와 아픔을 연기했다.
몇달째 이어지고 있는 미 정부의 파상 공격에도 '테러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의 행방이 묘연한 현실과 달리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첩첩산중에 위치
한 콜럼비아 반군 기지에 혈혈단신으로 숨어들어가 게릴라들을 소탕함으로
써 미국의 영웅이 된다.
울창한 밀림과 웅장한 폭포, 화산 등 거대한 자연 풍광을 카메라에 담아
내 스케일을 키웠고 건물폭파신과 화재 장면, 급류타기 등 볼거리도 꽤 많
다. 아널드가 밀림을 따라 반군기지로 가는 신은 「지옥의 묵시록」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도 한다.
그러나 수십m의 폭포에서 뛰어내리고도 흠집하나 안나는 아널드의 '불사
조' 활약은 전형적인 할리우드 액션 영화의 속성을 드러낸다. 모든 게 너
무 순조롭게 진행돼 가는 전반부는 그래서 약간 지루한 편이다.
가족과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LA소방관 '고디 브루어'. 그는 시내 고층건
물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아내와 아들을 만나러 가던 중 콜럼비아 영사
관 직원들을 타깃으로 자행된 폭턴 테러를 목격한다.
이 사고로 순식간에 아내와 아들을 잃은 고디는 테러수사가 지지부진하
자 직접 테러리스트를 응징하기위해 콜럼비아 정글로 향한다.
우여곡절 끝에 반군기지에 접근한 그는 반란군의 지도자 '끌로디오'를 처
단하기위해 폭탄을 설치하지만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고 반군의 포로가 되
고 만다.
「도망자」「언더시즈」의 앤드류 데이비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월8
일 개봉.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