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문장 교대식
화성행궁(華城行宮)이 한 세기만에 부활됐다.
 
수원시가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의 옛 모습을 되찰고 '효(孝)'의 태동지로서 효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325억3천여만원을 들여 1996년 복원에 나선지 7년만인 지난 7월말 1단계 복원이 완료됨에 따라 내달 9일 개관식을 갖고 일반인들에게 공개된다.
 
이번에 공개되는 곳은 혜경궁과 정조가 거처했던 봉수당 등 화성행궁 21개 건물 중 18개 건물과 정조의 영전(影殿)인 화령전 등이다.
 
시는 현재 신풍초등학교가 위치한 우화관을 비롯해 맞은편에 위치한 별주, 내포사 등 화성행궁의 나머지 3개 건물 94칸과 행궁담장 등을 오는 2010년까지 2단계 사업(300억원)으로 복원, 이 곳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효심과 개혁사상 중심지인 화성행궁
 
화성행궁은 정조 13년인 1789년 수원읍치를 화산에서 팔달산으로 옮기면서 관아로 사용했던 건물이다. 1796년 화성성역이 끝나면서 576칸 규모로 완성됐다.

신풍루, 좌익문, 중양문 등 3문 형태를 취하고 있고 주거와 행사를 위한 각종 건물과 휴식을 위한 부대시설이 매우 웅장하면서도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뤄 건설됐다. 1795년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 회갑연 등 다양한 공연 예술 및 행사가 치러졌고 정조와 후대 국왕들이 능행차 때마다 머물렀던 조선 최대의 행궁이다.
 
행궁은 일제강점기때 일제에 의해 의도적으로 파괴되기 시작해 복원전까지 낙남현과 노래당 건물만이 신풍초등학교 운동장 한 귀퉁이에 남아있었다. 1975년 화성 복원 결정과 함께 행궁 복원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1989년 화성행궁 복원 추진위원회가 설립되고 1996년 7월 행궁복원이 시작돼 이번 1단계 개관을 맞게 됐다.
 
#개관 기념 행사
 
행궁 개관을 기념해 혜경궁 회갑연과 과거시험 등 전통문화 재현행사와 체험행사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9일 개관식에 앞서 화령전에서 우리나라의 독창적인 제례문화인 '고유별다례'를 통해 화성행궁의 안녕과 축복을 기원한다. 이어 10일에는 봉수당에서 정조대왕 친림 과거시험이 재현된다.

과거시험은 정조대왕이 왕권강화를 위해 화성행궁에서 수원지역 선비들과 무사들을 등용하기 위해 거행했던 시험이다. 과거시험 재현행사에는 무용, 사물놀이, 경기민요 등 축하공연과 함께 합격축하행사인 '방방의', 어린이 과거시험도 펼쳐진다.
 
또 11일에는 봉수당에서 정조대왕이 모친인 혜경궁 홍씨를 위해 펼친 회갑연 '진찬연'이 재현돼 정조의 효심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행사에는 수원지역 효자, 효녀, 효부 30여명의 시상과 국악·무용 등 다채로운 공연들도 함께 열린다.
 
이와함께 9일부터 12일까지 행궁 일원에선 생활예절, 다례, 전통악기, 생활도예, 전통공예, 전통무예 등 전통문화체험 행사를 비롯해 전통혼례식, 떡방아, 가훈써주기, 포토이벤트 등 부대행사도 펼쳐진다.
 
특히 10일부터 12일까지 매일 오후 2시에는 50여명이 참여하는 화성행궁 수문장교대의식과 정조대왕 행차가 펼쳐지고 봉수당과 장락당, 복내당, 외정리소, 집사청 등에선 임금의 용상과 일월오악도, 벼루, 붓, 용문호 등 궁중유물 800여점이 그대로 제작돼 전시된다. /유재명기자·yj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