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전통 범선(帆船)을 독창적인 화풍으로 재현해 오고 있는 범선화가 어당(於堂) 박문순씨의 40년 화업을 정리해 보는 전시회가 성남 분당지역의 유일한 문화공간인 율동공원내 갤러리 율에서 열리고 있다.

박씨는 한국, 일본 등 아시아는 물론 프랑스 등 유럽과 미주, 세계유네스코 등에서 초대전과 작품전을 가질 정도로 국제적으로 알려져 있는 한국화가다.
 
우리의 범선과 함께 바람, 파도, 구름, 달, 섬, 대나무, 소나무 등이 어우러진 독창적이고 기발한 기법으로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또 검은 색 바탕에 불화에서 볼 수 있는 적색, 푸른색, 황토색 등으로 테두리 안에서 요동치는 새의 모습을 통해 암흑 속의 천지창조를 연출하는 등 자신만의 스타일과 필치로 독보적이 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기도 하다.
 
내달 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붓', '먹'과 함께 40년 인생을 함께 한 박씨의 작품발전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54점의 작품들이 선보인다.
 
특히 박씨의 작품은 화폭에 빈틈이 없다. 한국화의 '여백 미'에 대해 박씨는 '채움을 통한 미적 감흥'을 유발한다. 특히 그가 즐겨 그리는 범선화는 옅은 먹빛으로 화면을 가득 채우고 평면 공간에 범선과 파도가 사투를 벌이거나 고된 어로의 고독을 벗어나려는 어부들의 절규가 가득하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갤러리 율의 김명자 관장은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란 평범한 진리를 화폭에 담아내고 있는 박씨의 활달한 몸짓을 통해 잊혀져 가는 우리 것을 다시 한번 되찾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031)709-68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