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업자들이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대학생들을 상대로 '고리대금업'에 나서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들 사채업자는 생활정보지나 전단지 광고 등을 통해 급전이 필요한 대학생을 끌어모으고 있으나, 돈을 빌린 상당수 학생들이 고율의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빚독촉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5일 오후 2시께 인하대 후문. 사채업자들이 고용한 직원 두명이 학생들에게 명함크기의 광고전단을 돌리고 있었다. 전단지엔 '무담보, 무보증'이란 문구와 함께 당일대출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사채업자들은 최근 코스닥을 중심으로 캠퍼스에도 주식투자 열풍이 불면서 투자할 돈을 구하려는 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을 이용, 고리대출을 통해 돈벌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사채업자들은 대개 학생들에게 최고 300만원까지 대출해 주면서 월이자로 6만원 정도씩 챙기고 있다.

이는 연리 24%로 시중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연 12% 정도에 비하면 엄청나게 폭리를 챙기고 있는 셈이다. 특히 사채업자들은 이자를 연체할 경우 복리이자를 적용하고 있어 몇 개월 지나면 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게 학생들의 얘기.

인천대에 재학중인 최모씨(21)는 얼마전 생활정보지 광고를 보고 남구 주안 5동에 소재한 사채업체에 전화를 걸어 100만원을 빌릴 수 있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직원은 “주민등록등본과 재학증명서, 학생증사본을 제출하면 즉시 대출이 가능하다”며 “월 이자는 2만원이고 대출기간도 무기한으로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그러나 부담도 되고 웬지 께름직해서 돈빌리는 걸 포기했다고 한다.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린 적이 있다는 대학생 정모씨(23)는 “워낙 이자율이 높아 학생신분으론 감당하기 힘들었다”며 “나중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빚을 견디지 못해 누나의 도움으로 원금과 이자를 갚았다”고 말했다.

인하대 증권투자동아리 블루칩 회원 정모씨(경영학부 4년)는 “지난해부터 사채업자가 고용한 사람들이 캠퍼스에서 광고전단지를 돌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며 “많은 학생들이 주식투자를 하면서 목돈을 필요로 하는 점을 노려 사채업자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車埈昊기자·JUNh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