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를 돌며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보건소로 모시고 있는 김일중씨가 23일 오전 연수 2동 시영아파트에서 노인분들을 차에 태우고 있다.
“요즘 그런 공무원이 어디 있나요? 부모 모시듯 노인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자식 같다는 생각이 들지요. 늘 고마운 마음 뿐입니다….”
연수구보건소에서 무료 한방진료를 받는 노인들은 한결같이 보건소 직원 김
일중(39·기능직 9급)씨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23일 오전 8시 30분께 연수 2동 시영 1차 아파트. 김씨는 매주 목요일 승용
차를 몰고 이 아파트로 출근한다. 무료한방진료를 받는 노인 중 거동이 불
편한 이들을 보건소로 모시기 위해서다.
그는 혼자 몸을 움직이기 어려운 노인들의 딱한 사정을 듣고 이같은 일을
시작했다. 김씨는 진료를 마친 노인들을 차에 태워 아암도, 송도 등지를 돌
며 말벗도 되어주는 등 자상하게 보살펴 드린다.
“아암도에 모시고 가서 찍은 사진을 노인분들에게 나눠 드렸더니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몰라요. 공무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거지요….”
김씨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보면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이 떠올라 잘
해 드려야겠다는 마음이 절로 든다”고 말한다
무료한방진료를 받고 있는 김영자(71·연수 2동)할머니는 “보건소에서 치료
를 받는 노인들은 김씨의 정성에 감동을 받곤 한다”며 “중증 노인들을 등
에 업고 진료를 받도록 도운 후 다시 집에 모셔다 드리는 김씨를 볼 때마
다 아들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씨의 이웃사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박봉의 월급을 쪼개 남을 돕는데
도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매달 수당을 받는 날엔 어김없이 홀어머니와 어
렵게 살고 있는 수빈(12)양을 찾아가 학용품 등을 전달하고 위로한다.
독거노인들에게 쌀을 전달하는 것도 빼놓지 않고 있으며, 수시로 음료수와
과자 등 다과를 사들고 연수 1차 아파트 노인정을 찾기도 한다.
그는 최근 음료회사의 도움을 받아 음료수 자판기를 보건소에 설치했다. 음
료수 값만 회사에 주고, 남은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서다.
“자판기를 놓은 후 현재 40만원의 기금을 모았지요. 100만원 정도 모이면
노인정을 찾아가 어렵게 사는 노인들을 돕고 싶습니다.”
이같은 희생과 봉사정신에 감동을 받은 민원인들은 김씨의 '선행''을 연수
구 홈페이지에 자주 올린다. 최근엔 보건소에서 한방치료를 받는 할머니가
김씨의 친절함에 감동해 여름용 속옷을 사서 선물을 하기도 했다.
“이웃을 도울 수 있는 것만으로도 늘 행복합니다. 조그마한 정성이 주위
에 행복을 줄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