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면 자식 같다는 생각이 들지요. 늘 고마운 마음 뿐입니다….”
연수구보건소에서 무료 한방진료를 받는 노인들은 한결같이 보건소 직원 김
일중(39·기능직 9급)씨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23일 오전 8시 30분께 연수 2동 시영 1차 아파트. 김씨는 매주 목요일 승용
차를 몰고 이 아파트로 출근한다. 무료한방진료를 받는 노인 중 거동이 불
편한 이들을 보건소로 모시기 위해서다.
그는 혼자 몸을 움직이기 어려운 노인들의 딱한 사정을 듣고 이같은 일을
시작했다. 김씨는 진료를 마친 노인들을 차에 태워 아암도, 송도 등지를 돌
며 말벗도 되어주는 등 자상하게 보살펴 드린다.
“아암도에 모시고 가서 찍은 사진을 노인분들에게 나눠 드렸더니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몰라요. 공무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거지요….”
김씨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보면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이 떠올라 잘
해 드려야겠다는 마음이 절로 든다”고 말한다
무료한방진료를 받고 있는 김영자(71·연수 2동)할머니는 “보건소에서 치료
를 받는 노인들은 김씨의 정성에 감동을 받곤 한다”며 “중증 노인들을 등
에 업고 진료를 받도록 도운 후 다시 집에 모셔다 드리는 김씨를 볼 때마
다 아들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씨의 이웃사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박봉의 월급을 쪼개 남을 돕는데
도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매달 수당을 받는 날엔 어김없이 홀어머니와 어
렵게 살고 있는 수빈(12)양을 찾아가 학용품 등을 전달하고 위로한다.
독거노인들에게 쌀을 전달하는 것도 빼놓지 않고 있으며, 수시로 음료수와
과자 등 다과를 사들고 연수 1차 아파트 노인정을 찾기도 한다.
그는 최근 음료회사의 도움을 받아 음료수 자판기를 보건소에 설치했다. 음
료수 값만 회사에 주고, 남은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서다.
“자판기를 놓은 후 현재 40만원의 기금을 모았지요. 100만원 정도 모이면
노인정을 찾아가 어렵게 사는 노인들을 돕고 싶습니다.”
이같은 희생과 봉사정신에 감동을 받은 민원인들은 김씨의 '선행''을 연수
구 홈페이지에 자주 올린다. 최근엔 보건소에서 한방치료를 받는 할머니가
김씨의 친절함에 감동해 여름용 속옷을 사서 선물을 하기도 했다.
“이웃을 도울 수 있는 것만으로도 늘 행복합니다. 조그마한 정성이 주위
에 행복을 줄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