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전철 동암역은 인천 북서부지역의 교통 요충지로 꼽히는 곳이다.
이곳은 남동구와 서구, 부평구 지역의 출·퇴근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유동인구가 부평역보다는 적지만 주안이나 동인천역과 맞먹을 정도의 인파가 몰리고 있어 자연스레 상권이 형성된 곳이다.
특히 이곳은 마을버스들이 전철역을 종점으로 환승하고 있어 유동인구들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여건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행정명으로는 인천시 부평구 십정 2동에 해당하는 동암역은 전철역을 중심으로 북광장 상권과 남광장 상권으로 분명하게 구분된다. 이곳은 주로 서울 등지로 출·퇴근하는 샐러리맨들과 대학생들이 대부분이어서 상가도 주로 젊은이들 취향에 맞춰져 있다. 또 이곳을 이용하는 계층의 호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비교적 값이 저렴하고 부담없는 업종들이 상가의 주류를 이루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곳 역시 최근 불경기가 장기화되고 수출공단의 침체로 상인들이 매상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곳 상가들은 과거 수출공단 봉급날이면 밤새 거리가 흥청거릴 정도로 공단의 경기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공단 근로자보다는 전철역을 오가는 유동인구에 상가들이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동암역 북광장과 남광장 상권은 제각각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동암역 남광장의 경우 광장을 시작으로 경인국도변까지 주변 상가를 그 범위로 한다. 이 지역은 당초 주거지역으로 상가 형성이 미미했지만 마을버스의 종점이 되면서 음식점과 주점업이 활성화된 곳이다. 그러나 인천지하철 간석오거리역이 개통되면서 상권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동암역 남광장 상권은 주로 젊은층들의 이용이 많아 상가 업종도 고깃집이나 분식, 호프주점, 의류, 노래방, 당구장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반면 동암역 북광장 상권은 수출 5공단 근로자들의 출·퇴근 동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이곳은 소매업종들이 많고 음식점의 경우 남광장에 비해 고깃집이 절반에 불과하는 등 상권 특성이 판이하게 다르다. 이곳은 또 남광장에 비해 유동인구가 2배이상 되는 만큼 상가 수도 훨씬 많다. 북광장 상권의 경우 주변 여건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채 유동인구의 발길을 머무르게 하는 대형 쇼핑몰이나 특별한 매개가 없어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몇년동안 이 지역 상권은 북광장 전철역 맞은편 쪽으로 크게 확장돼 왔다. 주로 음식점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면서 상가들이 크게 늘고 있는 상황. 이때문에 동암역 상권의 이미지였던 서민적인 분위기가 퇴색되는 반면 최근에 고급 음식점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그렇지만 이 지역 상권의 팽창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주차시설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해가 질 무렵 밤늦게 까지 이지역 골목골목은 밀려든 차량으로 혼잡스럽다. 혹시라도 잘못 차를 몰고 상가지역 안으로 진입해 들어간다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동암역이라는 이름은 지난 1974년 전철역이 만들어지면서 생겼다. 동암역 남광장 맞은편에 솟아 있는 만월산에서 지난 1972년까지 영풍상사가 광석을 채굴했다. 이곳에서 채굴된 광물은 철·동을 비롯 금·은·아연·연 몰리브덴이 주성분이어서 동암(銅岩)역 이름의 배경이 된 것이다.
혹자들은 이런 동암의 뜻을 석바위(石岩)이나 돌말(石寸)등을 연상, 동쪽에 있는 바위에서 비롯된 이름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동암역 인근에는 인가하나 없는 붉은 산비탈의 불모지였다고 한다. 그러나 만수동 일대의 황해도 난민촌을 열우물(십정동)인 동암으로 이주시킨 후 새로운 마을이 이 지역에 생기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동암역 주변 상권은 주로 빌라나 다세대주택 등 삶이 힘겨운 서민들이 생활터전으로 삼고 있다. 때문에 다른 현대적인 전철역 주변의 상권보다는 훨씬 정감이 넘치고 삶의 진한 냄새가 풍기고 있다. 소줏집 문을 활짝 열어 젖힌 채 숯불 위로 모락모락 피어나는 연기를 날리며 막창이나 곱창 등을 구워 소주잔을 기울이는 평범한 샐러리맨들의 모습을 주변 어디에서나 쉽게 볼수 있는 곳이 바로 동암역 주변 상권이다.
경인국도와 주안에서 부평으로 넘어가는 대로 중심으로 형성된 동암역 상권은 세련되진 않았지만 묵은 장맛을 몸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도심속의 생활 공간이기도 하다.
십정 2동사무소 관계자는 “과거 수출 5·6공단이 호황을 누리던 80~90년대초까지 동암상권은 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던 곳이었다”며 “최근 경기 침체등으로 상가가 활력을 잃어가는 모습을 지켜 보면서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인천상권-어제와 오늘]경인전철 동암역
입력 2003-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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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3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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