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물류중심도시를 꿈꾸는 항도 인천은 자고 일어나면 각종 개발소식이 들려올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동북아 허브(중심)공항인 인천국제공항 개항과 함께 인천항 시설 확충 및 신항 개발, 정보화 신도시 조성,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굵직한 사업으로 갈수록 치안수요도 늘어난다. 이 때문에 인천 경찰은 항상 바쁘다.

인천지역에선 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등 5대 범죄가 지난해 한해 동안 모두 2만7천231건 일어났다. 물론 경찰의 노력으로 전년도 2만9천731건보다 전체 발생건수는 8.4% 줄었다. 하지만 이 기간 중 살인 41건, 강도 327건이 발생해 전년도 39건과 249건에 비해 각각 5~31% 증가했다.

시민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흉악 범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추세. 또 하루평균 38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이틀에 한명꼴로 숨지고 54명이 다친다.

문제는 폭증하는 치안수요에 비해 경찰 인력 등 치안력 확보가 어렵다는 점. 국제 관문 도시이자 북한 최인접 해안도시로 국가안보의 전초기지인 인천지역 경찰의 1인당 담당 인구는 596명으로 전국 평균 527명, 서울 426명보다 훨씬 웃도는 등 경찰 인력은 태부족하다.

부평경찰서의 경우 관할 인구가 56만명에 달하고 수도권 전철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요충지인데다 대형공단, 상가·유흥가가 밀집해 치안수요가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현실을 감안, 인천경찰청은 지난 2000년부터 3회에 걸쳐 매년 본청(경찰청)에 분할신설을 건의했으나 아직 반영되지 않고 있다.

경찰서 신설과 함께 지방청 외사과 신설도 현안이다. 인천은 공항·항만이 있는데다 경제특구지정 등 국제교역 도시로서 밀입국, 마약 등 국제성 범죄(외사 치안)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방청 외사과 신설과 공항경찰대 경찰서 승격 등 현안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남구 용현·학익지구 4천여평에 남부경찰서 신설이 추진되는 것. 남부서가 들어서면 현재 남구지역을 중부, 동부, 연수서 등이 분할 관할하는 데 따른 주민 불편을 덜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경찰청은 경찰청, 기획예산처 등에 부족한 지역 경찰력 확보를 건의하는 한편 지역출신 국회의원과 시민들과 함께 경찰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인력 증원 때까지 현 경찰 인력을 재조정해 급증하는 치안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인천경찰은 그 일환으로 공항경찰대 외사기능을 강화하는 등 일부 기구와 인력을 조정했다. 완벽한 방범활동을 위해 지역 범죄 발생 내용을 정밀 분석해 범죄 취약지와 취약 시간을 정밀 파악, 순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권역별·서간·인접 지구대간 공조출동 태세를 유지하고 범죄취약 시간을 공유하는 '광역 순찰'을 한다. 기동대나 방순대 인력과 함께 시민들로 구성된 자율 방범 대원 등을 범죄 다발지역에 집중 배치한 뒤 경찰과 합동 근무로 각종 범죄 심리를 억제하기도 한다.

하태신 인천경찰청장은 “인천시민과 함께 하는 경찰이 될 수 있도록 내부 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폭증하는 치안 수요는 탄력적인 조직 운영으로 대처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