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왜 떠나는가. 그 이유가 교육여건의 낙후와 문화의 부재 때문이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인천은 문화를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하고 있는가. 최근 문화에 대한 관심을 그대로 보여주는 지표가 나왔다. 인천시가 향후 5년간 투자할 ‘중기지방재정계획안’에 따르면 전체 예산 15조 7천억원 중 문화?관광분야의 예산은 3.3%인 5천억 원대이다. 건설?교통 분야 예산이 8조 5천억 원대인 점과 비교하면 참으로 답답한 수준이다.
이러한 예산운용계획을 보노라면 근본적 의문에 이르게 된다. 인천의 문화적 낙후성이 돈이 없기 때문이었는가. 아니면 돈을 잘못 집행했기 때문인가. 이미 주 5일 근무제로 삶의 패턴이 변화하였지만 예산계획에 반영된 흔적이 없어 보인다. 더구나 2009년에 끝나는 사업이면 2020년대를 책임지는 문화 인프라사업이다. 그런데도 인천시가 내세운 문화 분야의 사업은 시립도서관? 이민박물관? 예촌 건립 정도다. 관광분야는 인천방문의 해 유치가 자리잡고 있다. 문화보고인 강화군도, 새로운 것도 거의 없다.
그러나 문화계가 긴장하는 것은 내년도 예산편성에서도 ‘삭감과 홀대’라는 기준이 적용되었고, 그 연장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문화재단의 내년도 사업이나 시립박물관의 개관 60주년 사업도 불투명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용산시대를 보면서 부러움이 저절로 나왔던 마음이 한숨으로 바뀐다. 그렇다면 왜 시의 전략은 변하지 않는가. 자치단체가 하는 각종 축제를 문화로 보기 때문일까. 아니면 용유?무의도를 관광단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관광산업으로 보기 때문일까. 문화?관광조차도 건설경제로 보는 시각과 마주치다보면 언제쯤이나 건설공화국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물론 인천의 문화?관광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 일차적 책임은 시에 있다. 그러나 인천 문화재단이나 문화계 인사들의 치열한 노력이 얼마나 있었는가 하는 점도 같은 차원에서 비판되어야 한다. 사업의 이름으로 예산을 확보하고, 이를 분배하는 물류터미널로서 시나 재단이 안주한 것은 아닌지. 요란한 전시성 행사도 더러는 필요하지만 마음으로 찾아가는 문화공간과 즐거움으로 가득한 콘텐츠로 가득해야 할 곳이 인천이다. 문화관광 국장이나 관장 등의 자리를 아예 전문가로 공채하자는 주장이 왜 제기되는지. 다시 되돌아 볼 때다.
홀대당하는 인천의 문화
입력 2005-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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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0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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