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밀복검(口蜜腹劍)(9)
그러자 옥환은 현종에게 선부(蟬附)를 강요했다.
“선부란 무엇인고?”
“매미가 나뭇가지에 달라붙은 모양을 말합니다.”
“짐이 매미란 말이지.”
“즐거우실 겁니다. 한 번 해 보십시오.”
그러더니 옥환은 그 뽀오얀 흰 살을 빛내며 엎드렸다. 현종 역시 옥환의 등 위로 엎어지자 옥환은 엉덩이를 약간 처들었다. 그러자 남성의 성물이 여성의 그것으로 쳐들어 가더니 그 끝이 적주(赤珠:小陰脣)에 닿았다.
“쉰 네 번을 강하게 출입해 보십시오.”
옥환의 요구에 현종의 성물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여성은 몸을 뒤틀며 진액을 흘리면서 괴성까지 질러댔다. 내부가 심하게 요동치며 문은 활짝 열려서 희열의 절정을 맛보는 것 같았다.
몇 시간이 지난 줄 모른다. 동창이 희부연히 밝아오는 것으로 보아 벌써 날이 새고 있는 게 분명했다.
“피곤하지 않으신가요?”
“즐겁기만 하다. 네가 체위를 바꿀 때마다 새로운 맛이 나니, 그 참 재미있기 조차 하다! 어떠냐?
다른 방법은 또 없겠느냐?”
“하룻밤새 모든 성교 방법을 다 동원할 수는 없습니다. 아껴 두지요. 폐하께서는 낮밤을 남녀 교접으로 즐기시느라고 정무도 보지 않으시렵니까?”
“정무라?”
현종은 갑자기 무언가를 깨달은 듯했다.
“그렇구나. 그대를 당장 귀비(貴妃)에 봉하겠다.”
현종의 엉뚱한 발상이었지만, 그 때부터 옥환은 한낱 궁녀가 아니라 황후 다음 자리인 귀비가 되었다. 그러나 황후 무혜비가 죽고 없었으므로 양귀비는 사실상 황후였다.
“됐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양귀비는 성적인 쾌락감을 주어 현종을 사로잡은 뒤, 어느날 현종이 몹시 기분좋은 상태에 있던 때를 골라 넌즈시 말했다.
“폐하, 소첩을 이곳으로 들게 한 숨은 일등공신이 있습니다.”
“이림보 아니겠소. 그에게는 이미 재상의 자리를 주지 않았소.”
“제 육촌오빠가 있습니다. 이름은 양쇠(楊釗)라 하며, 성품이 민첩하고 충성스럽습니다.”
“충성스럽다고. 그에게 특별한 재능이라도 있소?”
“무예가 출중합니다.”
“그 마침 잘 됐소. 믿을만한 측근이 없어 고민했는데, 흥경궁에 근정전을 세워 근위대장으로 삼아야겠소.”
“가급적이면 그가 폐하께 충성을 다할 수 있도록 이름까지 내리시지요.”
“이름을 내린다… 그 좋겠소. 어떤 이름이 좋겠소?”
“나라에 충성을 다하라는 뜻으로 국충(國忠)이 어떻겠습니까?”
“양국충. 좋소. 그 이름을 내리겠소.”
어제의진실 오늘의 진리
입력 2001-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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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4-04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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