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7년 시작된 과천마당극축제가 올해는 '과천한마당축제'(www.gcfest.or.kr)로 이름을 바꿔 오는 23~28일 과천시민회관과 관문체육공원 등 과천시 일원에서 열린다. 이 축제는 우리나라 전통 연희 형식인 마당극과 세계의 거리극, 야외극의 접점을 찾아낸 테마가 있는 대형축제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축제 조직위와 시 측의 갈등으로 그동안 공들여 쌓아온 성과가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문화계의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올해 축제는 과천시가 주최하고 축제조직위원회(위원장·여인국 시장, 예술감독·임수택)가 주관해 '어울림'을 주제로 축제를 펼친다. 자연과 인간,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어울림을 통해 축제의 정신을 부각할 예정이다. 야외극과 실내극 등 극(劇)뿐 아니라 무용과 음악 등 다른 장르를 흡수하고 장소 역시 극장과 야외를 망라했다.

이는 기존의 특색을 희석할 수 있는 단점이 있는 반면, 야외 극으로 국한됐던 축제 공연작품의 한계를 확장함으로써 내용을 더 다채롭게 만들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때문에 7회를 맞은 올해 축제는 성격 변화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조직위는 아시아 초연인 화제작 '타이타닉', 이라크전 당사자들인 이라크 극단과 미국 극단의 동시 공연 등 화제성을 풍부히 하고 체험형·참여형 행사를 개발하는 등 작품 선정과 부대행사에 총력을 다한 흔적이 역력하다. 공연작품은 해외 초청작 5개, 국내 공식참가작 11개, 국내 자유참가작 6개 그리고 청소년을 위한 해설음악회가 준비돼 있다.

#강렬한 이미지의 해외 초청작으로 사전홍보 성공적

올해 축제 최대의 화제작은 뭐니뭐니 해도 독일 타이타닉 극단의 '타이타닉'이다. 해외 초청작 5작품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 작품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도 초연. 이 작품은 3t의 물을 무대로 쏟아내는 압도적인 장면, 초호화유람선으로 처녀항해 때 침몰한 타이타닉호가 주는 매혹적 울림, 영화 '타이타닉'의 흥행이 안겨준 인지도 등을 업고 언론에서 보이는 관심도 뜨겁다. 게다가 통일독일 직후 동독 라이프치히와 서독 뮌스트의 젊은 연극인들이 창단한 극단으로 문화적 통독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주제 '어울림'과도 부합한다.

대중성에 치중한 영화와 달리 연극 '타이타닉'은 대중성뿐 아니라 작품성에서도 공인받은 작품이다. 지난 91년 독일 보쿰페스티벌에서 초연된 이후 세계 15개국의 축제에 초청돼 150여회에 걸쳐 공연됐으며 94년 베오그라드 국제연극제(BITEF)에서 대상을 받았다.

두번째 화제는 전쟁의 상흔을 안은 이라크 마르독 극단의 '오셀로-악마에게 복종하다'. 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폐허 속에서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는 이들의 작업은 KBS의 현지 취재를 통해 소개됐을 정도로 눈물겹다.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바탕으로 사랑과 질투, 탐욕과 파멸의 드라마를 보여준다.

또 스페인 시르코 임페르펙토의 '엉터리 서커스', 프랑스 뤼 피에톤 극단의 '카 밀라', 캐나다 션 킨리 극단의 마임과 어릿광대극 '션 킨리'가 가세한다.

개막행사 역시 화제다. 이라크전 당사국인 미국과 이라크의 극단, 우리 전통 타악그룹 문화마을 들소리, 과천시민이 어우러지는 개막공연 '기원(The Prayer)'이 그것. 미국의 인형극단 HOBT의 샌드라 스필러의 총 지휘와 최용훈의 공동연출로 총 120여명이 참가한 집단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참여형 행사와 지역특색 살린 주막거리 재현

화제성 짙은 해외 초청작에 비해 국내 참가작은 초연작보다는 이미 검증을 거친 작품들이 대거 참여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이 만든 돌곶이의 '우리나라 우투리', 민들레의 '똥벼락', 수레무대의 '꼬메디아', 여행자의 '한여름밤의 꿈' 등 이미 국내에서 인정받아 연극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 봤을 법한 작품이 많다. 여기에 극단 사다리의 '개와 고양이', 유정의 '정', 단무의 야외무용극 '색울림' 등이 가세한다.

축제판의 신명을 더하기 위해 줄타기 인간문화재 김대균의 '판줄'과 과천 자매도시인 통영의 통영오광대 놀이가 초청됐다.

올해 축제의 재미를 더하려면 부대행사장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어린이를 위한 축제탐방체험으론 조명과 음향·분장·세트를 보여주는 '무대탐방', 어린이극 참여공연인 '줄인형콘서트'와 '개와 고양이'의 '공연따라배우기', '축제현장돌아보기'가 진행된다. 가족단위 관람객의 놀이행사로 재래식 탈곡과정을 체험하는 '추수마당', 제기차기 널뛰기 굴렁쇠 등을 할 수 있는 '전래놀이마당', 짚인형을 만들어보는 '짚놀이마당' 등이 열린다.

축제사진 공모전을 열고 영상기록단을 구성했으며, 지난 3월 130여명의 어린이와 학부모들로 '해마루 마당극 학교'를 구성해 20~21일 발표회도 갖는다.

먹거리 장터도 신경을 썼다. 과천은 조선시대 삼남에서 올라오던 사람들이 한양으로 가던 유일한 길목. 현재 별양동 문원동 일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