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와 안성남사당 바우덕이 축제위원회가 공동주최하는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축제 2003(www.baudeogi.com)'이 10월1일부터 5일까지 안성 종합운동장과 열린문화마당, 실내체육관 등 안성시내 일원에서 펼쳐진다.
 
'안성 청룡 바우덕이 줄 위에 오르니 돈 쏟아진다'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올해로 세번째다. 지난해 문화관광부의 지역문화예술축제로 지정되면서 27만명이 다녀갔고 올해는 45만명을 목표로 할 만큼 전국축제로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시민축제로 거듭나는 바우덕이축제

요즘 세계 공연계의 흐름은 '넌버벌, 하이브리드'다. 기승전결의 스토리가 무시되고 무대개념도 스테이지라는 한정된 공간이 아닌 공중과 벽, 땅바닥 가리지 않는다. 표현방법도 대사없이 스토리를 보이고, 객석의 정식의자도 없애 버렸다. 분장도 기괴 망칙을 넘어 가면과 고스 분장을 겸하고 있고 관객과 함께 춤을 추고 노래하는 총체극 형태다.

이미 200년전부터 이 같은 '넌버벌, 하이브리드' 공연을 펼쳐온 안성 남사당패의 모습을 이번 축제에서도 고스란히 재현한다.
10월1일 안성시 중앙로 1.2㎞에서 3천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하는 길놀이를 시작으로 이번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길놀이에는 안성 초·중·고교, 대학, 기업, 금융기관, 시민단체, 협회 등 90여개 팀이 참여해 국내 최대 규모의 풍물퍼레이드를 펼친다. 각 팀은 자신들의 컬러를 선보이는 분장과 깃발, 악기, 차량 등을 동원해 풍물, 외국 타악기, 읍·면·동 풍속 등을 소개한다. 진행본부는 참가팀들을 심사해 시상도 한다. 이는 일본 마츠리의 형태이지만 국내에선 찾아볼 수 없는 시민참여 한마당이다. 이후 남녀 성대결 줄다리기를 비롯한 축하공연도 볼만하다.

이 같은 시민참여는 '빅4'행사의 하나로 3일 열리는 '바우덕이 음악회'에서도 펼쳐진다. 이번 축제를 위해 주최측은 '바우덕이의 노래-덕아덕아 바우덕아'와 '안성장터의 노래'를 작사작곡했고, 이번 음악회에서 1천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하는 대합창이 열린다.

또 행사장 곳곳에서도 축제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700여명에 달하는 시민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안내 등 도우미 역할을 맡고 안성지역의 중앙대, 동아방송대, 한경대, 안성여자기능대, 두원공과대 등 대학들이 행사진행에 참여하는 관학협력체계 모습도 보인다.

#전통과 현대가 만났다

이번 축제는 바우덕이의 예술적 혼을 기리기 위한 축제다. 그 의미를 찾는 행사가 전국 풍물경연대회와 전국 사물놀이 경연대회다. 10월2일부터 예선을 거쳐 폐막일인 5일 본선대회를 갖는다. 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대회에는 초·중등부, 고등부, 일반부 등 전국 50여개 팀이 참가해 끼와 재능을 겨룬다. 총 상금이 3천여만원으로 국내 경연대회에선 최고다.

또 바우덕이가 활동하고 허생전의 주 무대였던 3남의 집결지 '안성 옛날장터'가 복원돼 옛 장터의 멋과 흥을 체험할 수 있다. 안성장터와 그 옆 열린마당에선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15종류의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행사기간내내 계속된다.

우선 조선시대 3대 장터인 안성장터에선 우리나라 최초로 남사당놀이 전부문(덧뵈기, 살판, 설장구, 버나, 줄타기, 풍물)이 완판 공연되는데 남사당전수관에서 기량을 익히며 제2의 바우덕이를 꿈꾸는 소녀들의 줄타기등 최고의 스릴을 맛볼 수 있다.

열린마당에선 극단 미추의 마당놀이 '심청전'(10월2일), 한·중·일 3개국 민족악단 '오케스트라 아시아'와 국악인 김영임, 소리꾼 장사익 등이 출연하는 '바우덕이 음악회'(10월3일), 태평무, 강선영 무용단, 전자바이올린 김권식 등이 출연하는 '퓨전콘서트-춤과 재즈'(10월4일), 한국·일본·자메이카·인도네시아·아프리카 등의 드럼들의 열띤 타악콘서트인 '안성국제타악콘서트'(10월5일)가 매일 저녁 7시30분부터 가을밤을 뜨겁게 달구게 된다.

이밖에 옛날장터와 종합운동장 야외체험장에선 남사당놀이 및 민속놀이 등을 비롯해 토기·장승만들기, 짚풀공예 만들기, 버나(접시)돌리기, 상모돌리기, 줄타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청소년음악제, 바우덕이 제례·망궐례 등도 관람할 수 있다.

#현대적 대중문화의 효시-바우덕이

성공한 축제에는 주제에 걸맞는 전설 등이 내려온다. 낯선 대중들에게 축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축제의 정통성을 세워가기 위한 전략의 하나다.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축제에도 전설이 있다. 그러나 다른 축제가 전설을 창작했다면 바우덕이 축제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바우덕이(본명 김암덕, 1847~1870)는 남사당패의 유일한 여성 꼭두쇠(우두머리). 때는 조선말기. '청산은 나를 보고'라는 시를 지었던 나옹선사가 자연미를 그대로 살려 창건했다는 안성읍 청룡리 '청룡사' 옆 골짜기인 불당골 길가에 버려진 어린아이를 때마침 그 곳을 지나던 안성 남사당패가 데려다 키웠는데, 이 아이가 바로 바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