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변화 속에서 열린 7회 과천한마당축제는 좋은 날씨 덕을 충분히 누리며 무사하게 막을 내렸다. 축제 명칭의 변경과 예술감독의 변화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지만 과천한마당축제는 새로운 시도로 한 걸음 내디뎠다.
예술적 완성도를 전제한 사회성 짙은 야외극이 중심이 되는 축제를 표방하며 개막식이 아닌 개막공연의 형식과 타이타닉과 같은 대형 야외극을 축제에 들여옴으로써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개막공연의 제작방식, 타이타닉 공연의 기획방식은 국내의 다른 축제가 별로 시도하지 않았던 것이다.
특히 민간 공연기획사와 공동으로 재원을 투자하고 이익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기획된 타이타닉 공연은 축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새로운 형태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시사적이다. 대형공연물 수입 및 공동제작이 유행처럼 공연예술시장에서 퍼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방식이 비영리 공연예술축제의 목적 및 운영 원칙에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인지는 향후 보다 세밀한 평가가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제예산규모 안에서의 초청에만 의존하던 기존 방식을 탈피하여 적극적인 축제제작 방식을 시도한 것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축제의 개막에서도 의전형식을 탈피하여 축제의 지원주체, 행위주체, 관람주체가 만드는 공동체적 공연으로 기획한 것은 축제 프로그램의 새로운 축제개막 유형을 제시한 좋은 시도였다.
그런데 이번 축제가 표방한 축제의 미션에 비해 전반적인 축제 프로그램의 상호 연계성, 운영의 전문성, 축제 공간(festival site)의 운영 등에서 상대적으로 미숙한 측면들이 드러났다. 주요 관객대상인 과천시민을 골고루 고려한 복합적인 프로그램 구성은 축제의 미션을 풍성하게 해주는 다양한 부대행사로 보여지기 보다는 많은 것들이 유기적이지 않게 모여 있는 듯한 이미지를 주었다.
건강축제, 화훼축제들이 주요 행사장 옆으로 배치되어 있지만 과천한마당축제와의 연계성을 느끼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정작 주요 행사장 내부는 축제의 광장이기보다 의례적인 행사장과 어중간한 먹거리 공간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축제를 찾는 이들에게 자원봉사자는 맨 처음 얼굴로서 과천한마당축제를 느낄 수 있는 첫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천한마당축제의 교육된 도우미로서의 자원봉사자들의 이미지는 행사장이나 프로그램별로 일관되지 못한 편이었다.
축제가 성공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정립되어야 하는 축제의 미션과 정체성에서 불안정을 겪어온 과천한마당축제가 안고 있는 부담감이나 과제는 무거운 편이다. 새로운 시도가 지난 축제의 성과와 한계를 모두 안고서 거듭나야만 진정한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표면적인 변화보다는 근본적인 운영체계의 정비와 연속성의 확립, 관행정과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관계성의 설정이 절실하다.
새로운 집행부의 축제를 바라보는 열정이 현실에서의 축제적 기획력과 전문적인 운영체계로 동시에 정립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열정이라 하더라도 과거의 한계와 동일한 지점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추미경·(사)다움문화예술기획연구회 기획실장
[전문가의 눈]
입력 2003-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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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0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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