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축제 중 세대를 초월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축제를 꼽는다면 바로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축제'일 것이다. 40대 중반 이후의 중·노년층은 '남사당패'의 신명과 항상 마음속에 간직해 온 '시골장터'의 옛 향수를 그대로 느끼고 체험할 수 있고, 유·청년층은 소와 말이 끄는 달구지를 타고 또래가 연출하는 줄타기를 비롯해 마당극, 풍물경연, 타악연주회, 마임, 가면극 등 다채로운 공연 및 행사를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흔치않은 경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안성 시내와 종합운동장 일대에서 열린 바우덕이 축제는 올해가 세 번째라는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40만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이 다녀갈 정도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자치단체가 추진하는 대부분의 축제가 지역의 정체성은 외면한 채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치고 있는 반면 바우덕이 축제는 '안성맞춤'의 고장답게 '남사당놀이'와 '안성옛날장터'를 통해 지역 정체성을 그대로 살리고 다채로운 체험·볼거리를 통해 국내·외 관광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전통문화 축제가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축제라 할 수 있다.
#톡톡 튀는 이색아이디어
전통문화란 이름의 현대적 축제가 '보여주고, 체험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축제로서의 소재 한계성을 극복치 못하고 있는 반면 바우덕이 축제는 '정체성을 살린 톡톡 튀는 이색 아이디어'로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는 점에서 대조적이다.
특히 지난 1일 오후 5시부터 안성시청이 자리한 중앙로에서 펼쳐진 길놀이 퍼레이드는 마치 일본 전통 마츠리(祝祭)를 보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부채춤을 추는 무희와 각시차림의 할머니합창단을 태운 무개차 뒤로 우산과 깃발을 든 30여명의 무희들이 '향당무'라는 군무를 펼쳤고, 예부터 나들이시 남녀 모두 갓을 썼다는 안성2동 주민 남녀 20여명은 옛스러움을 그대로 재현해 눈길을 끌었다. 또 조병화 시인의 고향인 양성면 주민들은 조 시인의 시가 적힌 만장을 들고 조 시인의 트레이드마크인 파이프담뱃대와 빵떡모자로 분장, 문학의 고장임을 표현했고 3대 3·1운동 항쟁지인 원곡면 주민들은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흰옷으로 분장, 횃불과 태극기를 손에 들고 일본군을 포박해 앞세우는 퍼포먼스를 연출, 도로변을 가득메운 관중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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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양훈도문화부장
글=류주선·유재명·정진오기자
사진=한영호·김종택·임열수기자
이밖에 두원공과대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경주용차 행렬과 바우덕이의 맥을 잇겠다는 숲속유치원의 풍물팀 등 45개 읍·면·동 및 시민·사회단체의 퍼레이드는 '이채' 그 자체였다.
축제 추진위 관계자는 “길놀이 퍼레이드는 사전에 각 단체나 읍·면·동 주민으로부터 신청받아 이뤄진다”며 “이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은 바우덕이 축제가 '나의 축제'이자 '안성의 축제'임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세대를 초월한 축제 한마당
이색아이디어는 축제 본행사장인 종합운동장 일대에서도 관광객들에게 다채로운 볼거리와 체험을 선사했다.
본행사장 중심에 자리한 '안성옛날장터'는 장터마당을 빙 둘러 유기전, 철물전, 잡곡전, 한약방, 싸전, 고서전, 점방, 포목전과 마구간·외양간·염소·돼지우리 등 가축 재래시장 등 연암 박지원의 허생전에 등장하는 옛날장터를 그대로 재현,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또 장터 마당에선 제2의 바우덕이를 꿈꾸는 박지나(안성여중3년)양 등의 '줄타기'를 비롯, 마당놀이 흥부전, 남사당 살판·덧뵈기 등 남사당 여섯마당이 줄곧 재연됐으며 공연 중간중간 '동동구리무'로 불려졌던 약장수 기능보유자 신현종(67)씨의 마술쇼 등이 펼쳐져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장터 한 편에선 장작패기 체험, 말타기 체험, 새끼꼬기 체험 등이, 장터 밖에선 소와 말이 끄는 달구지 타고 장터둘러보기 체험, 남사당 줄타기·버나돌리기 체험 등 '특화된 체험행사'가 하루종일 계속돼 행사장을 찾는 남녀노소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또 장터 입구 통로에선 바우덕이 그림퍼즐·윷놀이 등 이벤트를 비롯해 바우덕이 홍보관, 안성 옛 사진전, 안성공예품 전시 등 안성을 알리는 전시행사와 즉흥 퍼포먼스, 가면극 등이 펼쳐져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밖에 풍물·타악축제답게 장터 좌측 실내에선 50여개 전국 풍물·사물놀이팀 경연이, 장터 우측 열린마당에선 바우덕이 음악회, 안성 국제타악콘서트, 퓨전콘서트, 아시아 오케스트라, 마당놀이 심청전 등 20여가지의 공연이 축제기간동안 쉴새없이 진행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부산에서 장인어른을 모시고 왔다는 김창호(56·부산 온천2동)씨는 “13살때 해봤
[살아있는 축제를 찾아서…] 안성남사당 바우덕이축제(하)
입력 2003-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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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08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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