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의 짧은 축제 연륜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계층의 축제 방문객이 북적인 안성남사당바우덕이 축제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된다. 지역 문화자원에 기반을 둔 지역문화축제의 핵심 요소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축제를 만들어가는 주체의 열정과 정성이 행사 현장의 곳곳에 배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 의미에서 축제는 지역의 특정 인물이나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는 행위로 출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축제가 아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현대 축제의 경우, 이러한 행위들이 축제로서의 성격보다는 의례적인 행사로 비춰지기 십상이다. 그런데 안성에서 개최된 남사당 바우덕이축제는 '바우덕이'라는 인물이 안성에서 지니는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가치를 현대적인 축제의 장을 통해 잘 소화해내고 있다. 여기에는 스스로 남사당패의 대를 잇고 있는 최종실 예술감독이 중심에 있기에 가능해진 측면이 상당부분 있다. 그렇지만 그 하나의 요소만으로 완성되지 못하는 더 많은 요소가 있음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우선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는 지역의 역사적 인물을 단순하게 기리는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역사적 정신이나 문화적 가치를 현대에 전승하기 위한 프로그램적 장치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농악경연대회, 사물놀이 경연대회는 보여주기식의 경연대회에 그치지 않고 젊고 새로운 세대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이자 주요 축제프로그램으로 기능하고 있다. 중앙대학교가 주관함으로써 최고 우승자에 대한 교육적 혜택을 보장해 주는 것은 이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하는 장치이다. 축제기간 동안 경연대회는 예선에서 본선까지 진행됨으로써 그것 자체가 볼거리이자 축제적 경연장이 되는 것이다.
경연 프로그램 외에도 축제 안에는 남사당패 및 바우덕이와 연관된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간대별로 복합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경연장을 포함한 세 곳의 주요 축제공간을 꽉 채우고 있다. 이 프로그램 안에는 남사당놀이, 줄타기 등 전통적인 공연의 재연뿐만 아니라 음악회, 타악축제 등의 현대적 코드의 프로그램들이 동시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그리고 지금 우리의 문화를 동시대적으로 회상하고 느끼게 한다.
여기에 상당히 정교하게 재연된 안성장터의 장소적 효과는 축제의 프로그램을 살려주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허술하게 재연하거나 장소적 연출을 고려하지 않은 전통거리의 재연은 사실 '재연'이라는 기획 자체를 무색하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과거의 장터이자 축제의 행사공간으로 연출되어 있는 안성장터는 축제 프로그램의 좋은 밑그림이 되면서 동시에 가족관객 등 다양한 방문객들의 전통체험의 장이 된다.
남사당바우덕이 축제는 시작이 탄탄하기 때문에 향후 안성의 대표적인 축제로 정착될 수 있는 전망이 밝다. 연간 단위로 성과가 쌓이는 축제의 속성상 아직은 속단할 수 없지만, 3회까지 보여준 축제적 정체성을 견지한 채 중장기적 발전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한다면 가치있는 지역문화축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사) 다움문화예술기획연구회 기획실장
[살아있는 축제를 찾아서…] 전문가의 눈-추미경
입력 2003-10-08 0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3-10-08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