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후 아프간 탈레반에 납치됐다 먼저 풀려난 김경자(왼쪽 환자복)씨가 샘안양병원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병원 관계자의 부축을 받고 있다. 오른쪽 환자복은 김지나씨. /임열수기자·pplys@kyeongin.com

"아직도 카메라 셔터 누르는 소리와 폭죽을 터뜨릴 때면 잠을 설치거나 잔뜩 긴장하게 됩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납치됐다 지난달 17일 먼저 풀려난 김경자(37·여)씨와 김지나(32·여)씨는 4일 샘안양병원 지하 1층 샘누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들의 피랍생활과 심경 등을 밝혔다.

이들은 "아프간으로 떠나기 전에 구성된 팀원들이 출국 전까지 유서를 쓰고 갔다"며 "출국 직전에 교회에 (유서)제출했지만 자율적으로 썼기에 절반 이상이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먼저 석방된 이유에 대해 "아직도 이유를 모르겠다"며 "워낙 탈레반들이 '한국으로 곧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그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경자씨는 "처음에는 다시 팀을 분산해 감시하려는 의도인줄 알았다"며 "지영(36)이가 혼자 남겨져 불안에 떨고 있는 나를 보고 탈레반에게 '3명 모두 석방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를 거절하자 '자신(지영)이 남겠다'고 말해 지영이가 남게 됐다"고 말했다.

아프간에서 23명의 선교단이 납치된 뒤 교회 선교활동에 대해서는 교회측이 발표한 것처럼 "선교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의료 및 미용활동 등의 봉사활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평소 우리 팀원 2~3명이 망을 보며 눈을 뜨고 대화하는 것처럼 가장, 기도를 해왔다"며 신앙생활을 계속해 왔다고 밝히고 "기도소리가 워낙 작아 들킨 적이 없었으며 탈레반들도 불쾌해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 김씨는 "우리가 오늘 기자회견을 갖는 것은 정부측 관계자들과 많은 분들이 염려해 준데 대한 마땅한 도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